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17일(현지시간) 기업들의 자금 융통을 돕기 위해 CP 매입기구(CPFF)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시장에서 CP 유동화가 어려워지자 한시적으로 CPFF를 가동해 기업에 직접 자금을 공급했다. 연준은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파격적으로 인하하고 7000억 달러(약 867조원) 규모로 양적완화를 재개했지만, 시장의 불안이 잦아들지 않자 금융위기 당시 썼던 비상 카드를 총동원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마비에 대응해 1조 달러 규모의 통 큰 재정 부양도 추진하기로 했다. 애초 알려진 8500억 달러에서 규모가 대폭 늘어났다. 현재 의회와 협의 중이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 전체 규모가 1조20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여기엔 개인 현금 지급, 소상공인 대출, 안정 자금 지원, 세금 납부 유예 등이 포함된다.
눈길을 끄는 건 개인에 대한 현금 지급이다. 앞으로 2주 안에 미국인 1인당 1000달러(약 124만원) 수표를 지급한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이다. 코로나19로 공포심이 극대화되고 경제활동이 얼어붙는 상황에서 직접 돈을 뿌려 불안을 달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소득 기준에 따라 고소득층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면서 시장은 좀처럼 안도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 간판 S&P500지수는 부양책 기대감에 17일 6% 반등했지만, 한국시간 18일 오후 5시 현재 선물지수가 3.7% 떨어지면서 급락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내티식스의 에스티 듀크 글로벌 시장 전략 대표는 WSJ를 통해 "시장의 초점은 코로나19 상황과 그 피해에 맞춰져 있다"면서 "시장은 가격에 반영할 경제적 피해가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 어려워한다. 어떤 이들은 경기침체를 기정사실로 보면서 침체가 얼마나 깊을지를 묻고 있다"고 설명했다.
18일 아시아 주요 증시는 높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다 일제히 약세 마감했다. 장 후반 낙폭을 확대한 코스피지수는 4.9% 폭락해 1591.20에 장을 마쳤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1.68% 내려 3년 4개월 만에 1만7000포인트가 붕괴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8% 미끄러졌다. 범유럽 스톡스600지수는 18일 장초반 2% 가까운 하락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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