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개인에 대한 현금 지급을 포함해 1조 달러(약 1200조원) 이상 초대형 재정 부양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것을 막지 못하리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17일(현지시간) 미국인 1인당 1000달러 현금 지급을 포함해, 세금 납부 유예, 중소기업 대출 지원 등을 포함한 슈퍼 부양책 구상을 밝혔다. 이번 부양 규모는 최대 1조2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도 지역 봉쇄와 이동 제한으로 인한 경제 마비를 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개인에 대한 현금 지급이 코로나19로 인한 대규모 해고, 폐업, 임금 미지급 속에서 개인의 은행 잔고를 채우고 추후에 경기 회복을 도울 수 있겠지만, 코로나19 충격을 흡수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원(EPI)의 조쉬 바이븐스 연구원은 "재정 부양 스타트가 좋았다. 그러나 더 커져야 한다"며 "1000달러는 충분하지 않다. 침체 동안 2~3번 지급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국내총생산(GDP)과 임금 위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블룸버그는 트럼프 정부의 약속처럼 2주 안에 신속하게 현금을 지급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현금 지급 법안이 2월에 통과됐지만 실제 주민이 현금을 받은 건 5~6월이었다는 것. 현금 지급 시점이 늦어지면 부양 효과도 지체될 수밖에 없다.
올해 1~2분기 미국 경제의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침체를 전망하는 주요 금융기관은 최소 6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올해 2분기 미국 경제가 -10% 성장할 수 있다며 가장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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