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호흡기 감염병은 학벌과 소득이 높을 수록 '수퍼 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직접접촉이 아닌 간접접촉만으로도 감염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사태를 겪고 난 뒤 지난 2018년 발표한 '일상생활에서의 접촉행태에 따른 사람 간 감염병 전파 양상 분석'조사에 따르면 본인이 감염자라는 사실을 모른 채 평소처럼 생활할 경우 하루 평균 7명의 사람을 접촉하며, 학벌과 소득이 높을수록 접촉자 수가 많아 일명 '수퍼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순천대연구진이 30명의 타인 접촉행동패턴을 분석한 결과다.
조사 대상자 30명이 24시간동안 접촉한 숫자는 198명으로 1인당 약 7명과 접촉했다. 주로 직장 동료나 가족, 친구, 지인 등이었다. 실제 접촉에서 악수를 비롯한 신체접촉을 동반한 비중은 30% 선이다.
접촉시간은 4시간 이상이 55명으로 가장 많았고, 5~14분이 17명으로 가장 적었다. 접촉장소는 집과 직장, 학교, 대중교통 순으로 빈도가 높았다.
접촉시간이 길어질수록 신체접촉 비율이 높았는데, 4시간 접촉하는 경우 최대 34번의 신체접촉이 이뤄졌다. 1~4시간 사이는 17회, 14~59분 7회, 4~14분 1회, 5분 안팎은 0회 접촉이 이뤄졌다. 평균 접촉자수는 여성이 남성보다 1.5배 더 많았다.
학력이나 개인소득,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접촉자수가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최종학력이 대학교 이상일 경우 접촉자수는 중졸이하와 6배, 고졸이하와 2배 차이가 났다. 개인소득은 월 400만원 이상일 경우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으며, 가구당 소득이 1000만원 이상일 때 중간층(400만원) 대비 2배 더 접촉자가 많았다.
연구진은 코로나19 같은 호흡기 감염병은 비말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에 1m 거리 안에서 3마디 이상의 대화만 주고받아도 전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바이러스에 오염된 문 손잡이를 통한 간접접촉으로도 15초간 최소 14명의 감염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가 감염의 주 원인이 되는 손과 얼굴 접촉은 1인이 2시간 당 100회 이상 반복할 정도로 빈번했다.
연구진은 “호흡기 감염병은 직접접촉이 아닌, 환경접촉으로도 전파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직장·학교·대중교통·공공장소 등 다양한 사람이 사용하는 시설물에 대한 엄격한 환경관리가 요구된다”면서 “특히 자가 감염의 주 원인이 되는 경로가 손과 얼굴이며, 점막접촉이 44%, 머리·귀·코·입 등 비점막접촉이 56%로 나타난 만큼 예방을 위한 개인위생 교육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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