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티 5ℓ 원샷, 한꺼번에 50종 메뉴 주문” 중국 ‘보복적 소비’ 폭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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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0-03-1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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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 살리기…중국경제 '견인차' 역할

  • 현지간부들 '솔선수범' 외식, 소비쿠폰 2500억원어치 발행 등

  • 소비 활성화 전제는 기업조업 재개…서비스업 조업 재개 '더뎌'

#1.푸젠성 푸저우시 한 버블티 가게에선 5리터 짜리 대형 생수통에 담은 '대왕 버블티'를 출시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세에 따른 ‘봉쇄령’으로 그동안 버블티를 못 먹은 소비자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출시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2.중국 산둥성 웨이팡의 한 고깃집은 최근 영업을 재개했는데, 50여종 메뉴, 모두 1200위안(약 21만원)어치를 배달시켜 달라는 주문 전화를 받았다. 처음엔 장난 전화인 줄 알았는데, 정말이어서 3시간에 걸쳐 메뉴를 요리했다고 한다.
 

중국 한 누리꾼이 5리터 생수통에 담긴 버블티로 '건배'하는 인증샷을 올렸다. [사진=웨이보]


중국 내 코로나19 진정세 속 중국인들이 '보복적 소비'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중국 현지 경제일간지 21세기경제보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보복적 소비는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령 등으로 억눌렸던 소비가 경기 회복세 속 보상 심리 차원으로 급증하는 걸 말한다. 

코로나19로 중국 소비는 직격탄을 입었다. 앞서 1~2월 중국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 지표를 발표한 이후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기존의 수출 투자 주도에서 소비 주도 경제성장 모델로 전환하고 있는 중국 경제에 심각한 내상을 입힐 수 있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에서 소비 기여도는 57.8%에 달해 경제성장의 3.5%포인트를 끌어올렸다.

소비를 끌어올려 경기 회복을 뒷받침해야 하는 중국으로선 중앙정부에서부터 지방정부까지 나서서 '소비 살리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각 지방정부에선 관료, 간부들의 ‘외식 솔선수범’을 독려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외식 소비를 장려해 요식업계를 살리기 위해서다.  지난 1~2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령 속 중국 요식업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거의 '반토막' 났다.
 

중국 지방정부 간부들이 '솔선수범'해서 외식을 하는 장면이 현지 언론매체에 보도되고 있다. [사진=난징시, 충칭시정부]


실제로 현지 당서기, 시장이 직접 동네 식당에 가서 직접 밥을 먹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될 정도다. 최근 중국 장쑤성 난징일보는 장징화 난징시 서기가 시내 식당에서  '오리선지탕(鴨血粉絲湯)'을 먹은 사진을 실었다. 충칭에서도 리보 충칭시 부시장 등 간부들이 직접 현지 훠궈(火鍋, 중국식 샤부샤부)를 먹는 모습이 현지 언론에 게재됐다.  이밖에 후난성, 광둥성, 장시성 등에서도 잇달아 현지 공산당원이나 간부들의 외식을 제창하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에서도 지난 18일 앞으로 여섯 가지 방면에서 소비를 늘리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발표했다. △의식주 기본 소비 △신형 소비나 소비 업그레이드 △문화관광·요식업 소비 △양로·탁아 등 소비 △건강 소비 △농촌 소비가 그것이다.

'보복적 소비'를 하려면 돈도 있어야 한다. 이에 장쑤성 난징, 산둥성 지난, 저장성 닝보 등 각 지방정부에서는 주민들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소비 쿠폰도 발행하고 있다.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항저우와 청두 등 일부 도시에서 소비진작을 위한 쿠폰을 발급한 이후 중국 지방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잇따라 소비쿠폰을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매일경제신문은 현재까지 중국 지방정부가 마련한 소비쿠폰액만 14억 위안(약 2500억원)이 넘는다고 집계했다.

중국 상무부는 "중국 중앙과 지방정부에서 소비 촉진을 위한 정책을 잇달아 내놓은 게 효과를 내면서 소비가 차츰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기업의 조업·영업 재개가 소비 회복의 전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19 진정세로 비즈니스·무역·물류업 등 조업 재개는 원활한 반면, 백화점·쇼핑센터·숙박·요식업, 미용업 등 조업 재개 속도가 좀처럼 더딘 데다가 손님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버트 호프만 전 세계은행 중국지역 대표도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전염병 확산에 따른 봉쇄령으로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소비"라며 "사실 서비스업을 회복시키는 게 제조업보다 더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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