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아시안리뷰(NAR)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지난 1월 23일 우한을 봉쇄한 이후에도 현지에 소재한 YMTC 직원들을 위한 특별 열차를 편성해 운영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YMTC는 지난 2월 이 특별 열차를 타고 우한에 도착한 직원들을 회사 기숙사로 이송했다. 300여명 규모의 직원들은 일주일 간의 격리기간을 거친 후 현장 근무에 나섰다. 30세 미만의 젊은 인원으로 구성된 이들은 본래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 근무를 위해 배치된 인력이었다. 하지만 전염병 상황 때문에 한달 넘게 공장에 발이 묶인 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소식통은 “회사는 이들이 공장 외부로 나가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했다”며 “대부분 인원이 하루 10~12시간씩 일하며 상시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YMTC는 지난달 26일과 이달 3일 엔지니어링·생산·마케팅 분야의 채용 공고를 내기도 했다. 대부분 우한 현지 인력 충원을 위해서다. 이 채용 공고에서 YMTC는 “우리는 바이러스는 멀리하겠지만, 좋은 인재를 멀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일 수백 수천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던 초유의 전염병 상황에서도 당국과 YMTC가 공장 가동에 사활을 걸었던 이유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崛起⋅우뚝 섬)’ 때문이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주도 하에 외국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자 자체적으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해왔다.
YMTC는 특히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으로 불리는 기업이다. 지난 2016년 말 중국 건국 이래 가장 큰 규모인 240억 달러(약 30조원)를 투자해 3D 낸드플래시 공장을 세웠다. 시 주석은 지난 2018년 4월 우한에 위치한 이 공장의 생산라인을 시찰하면서 "반도체 기술에서 중대 돌파구를 서둘러 마련해 세계 메모리반도체 기술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NAR는 “이번 YMTC 공장 가동은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 의지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또 이는 미·중 무역전쟁 이후 첨단기술 산업 분야에서 미국·대만 기업들의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기술력을 강화해야 하는 중국의 부담감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칭화유니그룹은 최근 5년 사이 수차례 미국·대만 반도체 기업과의 인수합병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지난 2015년 세계 3위 D램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을 인수하려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에서 불허 결정을 내리면서 실패했고, 2016년에는 대만의 반도체 관련 업체를 인수하려다 차이잉원 정부에 막혔다.
싱가포르 경영대학의 알렉스 카프리 교수는 “중국은 미국과 기술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기술 산업의 자체 기술력을 반드시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 소식통은 NAR에 “YMCT는 이달 말까지 모든 직원을 업무에 복귀시킬 계획”이라면서 “지난 10일 시 주석의 우한 방문 이후 YMCT는 메모리칩 제조 능력 향상 등을 위해 비공개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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