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88.27포인트(0.95%) 오른 2만87.19에 거래를 마쳐, 2만 포인트를 간신히 회복했다. S&P500지수는11.29포인트(0.47%) 상승한 2409.39에, 나스닥지수는 160.73포인트(2.3%) 뛰어오른 7150.58에 장을 마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경기 불황 우려 속에 전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유동성 공급 대책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날 한국과 멕시코, 브라질 등 9개국 중앙은행과 각각 300억에서 600억 달러 한도의 통화 스와프 체결을 발표했다. 전 세계적인 달러 경색이 금융시장 불안을 더 키우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통화 스와프란 자국 통화를 상대국 중앙은행에 맡기고 상대국 통화를 빌려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각국 정부도 대규모 재정 부양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미국 정부는 국민에 대한 5000억 달러 규모 현금 살포를 포함해 1조 달러 이상의 초대형 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부가 위기를 맞은 기업들의 지분을 사들이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재정부양에 미온적이던 독일 정부도 자영업자와 소기업을 돕기 위해 400억 유로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여전히 시장 변동성이 여전히 크지만 달러 유동성 등 자금시장 우려가 진정된다면 증시도 개선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앞으로 1~2주 후면 시장이 안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연준의 자금시장 지원이 시장의 기능 장애 문제를 도울 것"이라면서 "회사채 매입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유가가 폭등세를 보인 점도 시장 불안을 다소 달랬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비 배럴당 23.8%(4.85달러) 급등한 25.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기준 역대 최대 상승폭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16.56%(4.12달러) 뛴 29달러를 가리켰다.
하루 전 WTI는 수요 침체와 공급 과잉 우려로 각각 25% 가까이 곤두박질쳤지만, 미국의 전략 비축유 매입 소식과 저가 매수 유입이 반등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정부는 유가 급락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미국 석유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전략 비축유 용으로 3000만 배럴의 원유를 매입하기로 했다.
대서양 건너 유럽 주요 증시도 일제히 반등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Stoxx50 지수는 2.86% 급등해 2454.08로 장을 마쳤다. 영국 FTSE100 지수는 1.83% 오른 5173.51에, 독일 DAX지수는 2% 상승한 8610.43에 거래를 닫았다. 프랑스 CAC40 지수는 2.68% 뛰어 3855.50에,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 FTSE MIB지수도 2.29% 상승한 1만5466.97로 마감했다.
국제 금값도 소폭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1%(1.40달러) 오른 1479.30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시장의 불안요소로 남아있다. 미국 확진자가 1만명을 돌파했고, 전 세계 확진자도 23만5000명까지 불어났다. 누적 사망자는 1만 명에 육박한다.
경제지표들은 속속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전주보다 7만명 늘어 28만1000명(계절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인 22만명을 훌쩍 웃도는 것으로 대량 실업 사태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또 독일 Ifo 경제연구소의 3월 기업환경지수 예비치는 87.7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8월 이후 최저로 곤두박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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