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 달러 한·미 통화스와프, 금융시장 안정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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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3-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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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금융위기 때 긍정적 효과 발휘···"지금은 효력 덜할 것" 시각도

우리나라가 지난 19일 미국과 양자 간 통화스와프 계약을 전격 체결해 국내 금융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통해 긍정적 효과를 낸 적이 있다.

다만 이번에도 미국과의 통화스와프가 특효약으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통화스와프가 이번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미칠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19일 오후 10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600억 달러 상당의 양자 간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간은 최소 6개월이다.

통화스와프는 양 국가가 계약 환율에 따라 자국 통화를 상대방의 통화와 교환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고 나서 최초 계약 때 정한 환율에 따라 원금을 재교환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한·미 간 통화스와프 규모에 따라 우리나라로서는 원화를 주고 그만큼의 달러를 받을 수 있어 사실상 '제2의 외환보유액'이 생긴 셈이다.

한은은 통화스와프를 통해 조달한 미 달러화를 곧바로 공급할 계획이다. 외환시장에 즉각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미다.

실제 국내 외환시장은 상당한 변동성에 시달리고 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40원 오른 1285.7원에 마감했다. 종가가 1280원대까지 뛴 건, 2009년 7월 14일(1293.0원)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또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11시께 1297.5원까지 고점을 높이며, 장중 1300원대를 위협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기침체가 우려되면서 위험자산인 신흥국 통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도 유사한 현상이 벌어졌지만 미국과 통화스와프 체결로 떨어지는 원화 가치를 어느 정도 지켜낼 수 있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규모는 600억 달러로 2008년 당시 300억 달러보다 2배로 늘렸다"며 "금융기관과 기업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전반적인 시장 불안을 해소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불안 심리가 일부 해소될 수 있어 국내 금융시장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당장 외환시장 말고도 주식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장중 890포인트까지 급락했던 코스피지수는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시점을 저점으로 1년 만에 1600포인트 안팎까지 오르기도 했다.

최근 코스피는 지난 19일 8% 넘게 폭락해 1450포인트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1월경 2200선에서 거래됐던 것과는 큰 차이다.

다만 이번에는 한·미 통화스와프도 궁극적인 시장 안정 촉매제가 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사태의 원인인 코로나19 확산에 직접적 영향을 주기 어려운 탓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미 통화스와프는 전체적으로 보면 긍정적이지만 코로나19로 촉발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한 번에 제거해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2008년에 비해서는 금융시장 안정 효과가 덜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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