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운영자, 미성년자 ‘노예’ 지칭하며 성 착취… 피해자 수십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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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0-03-2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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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 상에서 미성년자 등의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해 온 이른바 '박사방'의 피해자가 수십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에 따르면 20대 조모씨는 미성년자 등 수십명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게 한 뒤 유포해 억대 범죄수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씨 범행으로 인한 피해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74명에 달한다.

경찰은 조씨의 주거지에서 현금 약 1억3000만원을 압수하고 나머지 범죄수익을 추적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아르바이트 모집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낸 뒤 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했다.

조씨는 피해자들을 '노예'로 지칭하면서 성 착취물을 찍고 텔레그램 유료대화방을 통해 다수에게 팔았다.

조씨는 일정 금액의 가상화폐를 내면 입장할 수 있는 3단계의 유료 대화방을 운영하며 홍보를 위해 누구나 영상을 볼 수 있는 '맛보기' 대화방도 제공했다.

'박사방' 범죄는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박사방'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회원들을 '직원'으로 부르면서 자금 세탁, 성 착취물 유포, 대화방 운영 등을 맡겼다.

조씨는 또 구청이나 동사무소에서 일하는 공익 요원에게 아르바이트를 제안한 뒤 이들을 통해 피해자와 박사방 유료회원의 개인정보를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통해 피해 여성과 박사방 유료 회원들의 신상을 캐고 협박과 강요의 수단으로 삼았다.

경찰은 조씨의 공범 13명을 검거해 그중 4명을 구속 상태에서 검찰에 넘긴 상태다. 나머지 9명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다.

조씨는 자신의 신상을 숨기기 위해 공범들에게도 텔레그램으로만 범행을 지시하고 일절 접촉하지 않는 등 주도면밀하게 박사방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범 중에 운영자인 '박사'를 직접 보거나 신상을 아는 자는 한 명도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지난해 9월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수십 차례의 압수수색, CCTV 분석, 국제공조 수사, 가상화폐 추적 등을 통해 조씨의 신원을 특정하고 이달 16일 체포했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박사의 범행에 가담하긴 했지만, 박사는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현재는 자신이 박사임을 시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사방에서 취득한 성 착취물을 유포하거나 소지한 박사방 회원들도 반드시 검거해 강력하게 처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씨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19일 밤 경찰에 구속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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