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계열 여신업체 돈 꿔주는 DB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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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20-03-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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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DB손해보험 사옥 [사진=DB손해보험 제공

DB손해보험이 대기업집단 보험사 가운데 홀로 계열 여신업체에 돈을 빌려주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DB손해보험은 오는 27일 같은 기업집단에 속한 DB캐피탈에 240억원의 신용대출을 연장해 주기로 했다. 대출 기간은 2년이다.
 
DB캐피탈은 애초 2018년 6월 1일 이 돈을 조달했다. 2020년 5월 31일 만기를 앞두고 있었다. 회사 측은 "기존 신용대출의 리파이낸싱(Refinancing)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1년 동안 계열 여신업체에 돈을 빌려준 보험사는 DB손해보험뿐이었다. 다른 기업집단을 보면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계열 회사에 돈을 빌려줬다. 2개 보험사는 DB손해보험과 달리 자산운용 차원에서 계열 사모펀드에 출자한 것이었다. 출자액은 삼성생명 560억원, 미래에셋생명이 1300억원대였다.
 
DB손해보험으로부터 돈을 빌린 DB캐피탈은 2019년 10월 김준기문화재단을 상대로 표면이자 2.90%에 사모사채 50억원어치를 팔기도 했다. 김준기문화재단은 DB그룹 오너인 김준기 전 회장이 사재 200억원을 출연해 세운 비영리재단이다. 대기업집단 계열사가 비영리재단을 상대로 회사채를 매도하는 일도 이례적이다.
 
앞서도 DB손해보험은 2004년부터 2015년까지 부실 계열사인 동부하이텍 신디케이티드론에 참여해 650억원을 대여한 적이 있다. 동부하이텍은 2015년 이후부터 정상화되기 시작했다.
 
2017년 DB하이텍으로 이름을 바꾼 회사는 그룹 지주회사 격인 DB Inc.가 지분율 12.42%로 최대 주주에 올라있다. 김준기 전 회장(3.61%)을 비롯해 그의 장남인 김남호(2.03%) DB손보 부사장, 장녀인 김주원(0.39%)씨, DB생명(0.87%), DB김준기재단(0.16%)도 DB하이텍 지분을 갖고 있다.
 
다시 DB Inc.는 김남호 대표가 16.83%로 최대주주에 올라 있고, 김 전 회장 지분은 11.20%에 달한다. 김주원 부사장(9.19%)을 비롯한 일가 친척과 DB김준기문화재단(4.30%) 지분을 모두 더한 오너 일가 지분율은 43.79%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영업이익 5123억원과 순이익 3729억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8년에 비해 각각 31%, 28%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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