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의 투어웨이] 코로나19로 얼어붙은 골프 시계…이래도 올림픽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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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0-03-2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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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골프 시계가 멈췄다. 대회에 이어 세계랭킹마저 얼어붙었다.
 

팔꿈치로 인사하는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AP=연합뉴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입장문을 발표했다. 내용은 아니나 다를까 코로나19 였다. KLPGA투어는 김상열 KLPGA 회장의 말을 인용해 '두 대회 취소가 결정됐다'고 전했다.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과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 

다음 날인 20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발표가 이어졌다. 또다시 3개 대회 연기. 롯데 챔피언십, 휴젤-에어 프리미아 LA오픈, 메디힐 챔피언십이었다. 버티던 지지선이 4월 중순에서 5월 초까지 무너진 것. 국내는 골프대회 취소가 이제 막 시작됐지만, 해외는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골프 시계가 얼어붙기 시작한 건 지난 12일이었다. 당시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대한 펜데믹(범유행)을 선언했다. 그다음 날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5의 메이저라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가 열렸다. 대회 개최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코로나19에도 강행하는 것이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PGA투어는 1라운드 대회 취소를 결정했다. 그때부터 골프대회가 도미노처럼 쓰러졌다. 같은 날 LPGA투어는 퍼스트 메이저 ANA인스피레이션과 볼빅 파운더스컵, 기아 클래식 연기를 선언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가 8주간 50인 이상 모임을 제한한 것도 한몫했다. 지금(21일 기준)까지 PGA투어는 8개 대회를 취소했고, 3개 대회를 연기했다. LPGA투어는 6개 대회를 연기했다.

이 여파는 세계랭킹까지 이어졌다. 세계남자골프랭킹(OWGR)과 세계여자골프랭킹(롤렉스랭킹)은 21일 공식 채널을 통해 발표 중단을 선언했다. 대회가 열리지 않아서 랭킹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 이유다. 랭킹이 그대로 얼어붙었다. OWGR과 롤렉스랭킹은 코로나19 상황을 보고 업데이트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대로 라면 LPGA투어와 PGA투어가 다시 시작되는 것은 5월 중순. 골프 시계는 멈췄지만, 올해 8월로 예정된 도쿄올림픽 시계는 계속 돌아간다. 얼어붙는 것을 힘으로 돌리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인류가 코로나19를 정복할 것이라는 증거로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완벽하게 개최하고 싶다. G7(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정상들로부터도 이에 대한 지지를 얻었다”고 밝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 같은 발언을 지지하고 나섰다. 올림픽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것.

국제골프연맹(IGF) 역시 ‘도쿄올림픽 강행’에 대한 의지를 표출했다. IGF는 “OWGR은 6월22일, 롤렉스랭킹은 6월29일 랭킹 기준으로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부여한다”고 전했다.

연일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도쿄올림픽을 강행하려는 IOC, IGF 등과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PGA투어, LPGA투어, 유러피언투어, 아시안투어 등 대회를 주관하는 협회 간에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은 세계랭킹 톱60이다. 톱15 이내에 다수가 안착한 나라는 4명, 그 외 나라는 두 명이 출전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자부는 4장, 남자부는 두 장을 받는다.

여자부는 고진영(25, 1위), 박성현(27, 3위), 김세영(27, 6위), 이정은(24, 10위)이 유력하다. 개막전부터 올림픽 출전에 열을 올린 박인비(32, 11위)는 대회가 열리지 않으면 기회조차 없다.

남자부는 임성재(22, 23위)와 안병훈(29, 50위)이 유력하다. 그 뒤를 강성훈(33, 52위)이 바짝 쫓지만, 박인비와 같은 신세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지금은 인생에서 골프대회보다 중요한 것이 많은 시기”라며 “우리는 안전을 위해 우리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우리 공동체를 위해 최선의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우즈는 OWGR 11위로 브룩스 켑카(3위), 저스틴 토머스(4위), 올림픽 출전을 포기한다는 더스틴 존슨(5위), 패트릭 리드(공동 7위), 패트릭 캔틀레이(공동 7위), 웹 심프슨(9위)에 이어 7번째다.

존슨이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허리 부상이 재발한 우즈가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받을지조차도 미지수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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