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채권·환율 안정책 내놓는 정부, 2차 추경 다시 불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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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최다현 기자
입력 2020-03-2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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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주 비상경제회의에서 27조 규모 금융시장 안정대책 발표

  • '경제상황 엄중'...1차 추경으로 부족, 2차 추경 가능성 '무게'

  • 1차 추경, 2개월 내 75% 집행… 2차 추경, 5월 돼야 윤곽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비상경제회의의 첫 작품은 금융시장 안정 대책이다. 증시·채권·환율 등 3대 시장에 대한 긴급 처방을 앞두고 있다. 이제 시선은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쏠린다. 대통령이 실효성이 있는 방안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총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

22일 정부에 따르면 이번 주 문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제2차 비상경제회의는 27조원 안팎의 금융시장 안정 대책을 발표한다.

여기에는 채권시장안정펀드 최소 10조원, 채권담보부증권(P-CBO) 6조7000억원, 10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증권시장안정펀드가 포함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 회사채와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기업이 돈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누군가가 채권을 사서 돈을 순환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 배경을 밝혔다.

채권시장안정펀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0조원 규모로 조성됐다. 채권 시장 경색으로 자금난을 겪었던 기업은 단기 유동성 공급이 가능해지며 시장의 부도 우려를 낮췄다.
 

한·미 통화 스와프 계약 체결 등에 힘입어 코스피가 1500선을 다시 회복한 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종가가 나타나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증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해 주식시장을 위한 안전판도 마련한다. 증시가 회복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조건이다. 개별 종목이 아닌 시장 대표지수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증권시장안정펀드는 금융권이 공동 출자하는 형태다. 정부가 1990년 주가 부양을 위해 4조원 규모로 조성한 증시안정기금과 비슷한 구조다. 10조원 규모로 조성될 것이라는 예상이지만 관건은 금융회사들의 참여다. 과거 증시안정기금은 주가 부양 효과가 있었지만, 원상회복까지는 역부족이었다. 증권시장안정펀드에 참여한 금융회사들이 투자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환율 시장은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600억 달러(약 77조원)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은 시장 분위기를 바꿔놨다. 스와프 체결 발표 다음 날인 지난 20일 원·달러 환율은 1246.5원으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39.2원 떨어져 전날 폭등분(40원)을 상쇄했다.
 
통화스와프 체결은 국내 외환시장 불안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 유동성 공급으로 외환시장 안정에 기여할 전망"이라며 "최근의 국내 외환시장 불안은 국내 요인보다 글로벌 전반에 퍼진 달러 유동성의 고갈이 원인이므로 글로벌 달러 가치 안정도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과 더불어 2차 추경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차 추경 필요성은 1차 추경이 통과되기 전부터 제기됐다. 그만큼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여당은 1차 추경안을 논의하면서 6조원 정도를 증액하려고 했으나, 추경안 통과가 지연되자 한 발 물러났다.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지난 1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1차 추경이 통과되기 하루 전인 지난 16일 "추경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제2, 제3의 대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도 2차 추경 가능성 질문에 "대책 마련 과정에서 논의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여지를 남겼다.
 
당장 올해 1분기에는 역성장이 예상된다. 홍 부총리는 "1분기 마이너스 성장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경기가 바닥을 찍고 곧장 반등하는 'V자형'이 이상적이라고 보고 있지만, 침체가 다소 길어지는 'U자형'이나 침체기가 오래가는 'L자형' 침체도 우려하고 있다.

이번에 2차 추경이 현실화하면 17년 만이다. 2차 추경은 2000년대 들어 9·11 테러 사태가 있었던 2001년과 태풍 '매미'로 극심한 피해가 발생한 2003년 단 두 차례만 실시됐다.  

1차 추경에서 세입경정예산이 잘려 나간 것도 2차 추경을 통해 메울 가능성이 높다는 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세입경정은 부족한 세수를 메우는 돈인데, 코로나19와 무관하다는 이유로 국회 심사 과정에서 기존 계획 대비 2조4000억원이나 줄어든 8000억원만 배정됐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재난기본소득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현금성 지원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중앙정부가 재난소득을 지급할지가 쟁점으로 남아 있다.

다만 2차 추경이 당장 수주일 내에 실행되기는 어렵다.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 달 15일 예정된 총선이 지난 후 논의가 가능할 전망이다. 1차 추경 예산의 효과를 따져보고 2차 추경의 규모 등을 정할 수 있다는 점도 이에 힘을 실어준다. 정부가 1차 추경예산의 75%를 2개월 내 집행한다고 밝힌 만큼 2차 추경의 윤곽은 5월이 돼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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