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코로나19 파장에 대응해 국내총생산(GDP)의 10%에 이르는 슈퍼 부양책을 추진 중이다. 총 2조 달러(약 2500조원) 규모로, 당초 거론됐던 8500억 달러에서 2조 달러로 2배 넘게 커졌다. 여기에는 미국 성인에 1000달러씩, 아동엔 500달러씩 두 차례에 걸쳐 현금을 뿌리는 5000억 달러 예산이 포함된다.
스티븐 므누신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의 협력을 통한 기업 유동성 지원까지 합치면 최대 4조 달러 유동성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이번 패키지 법안의 세부 내용을 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은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CNBC에 따르면 공화당은 22일 절차투표를 마친 뒤 23일 최종투표를 통해 신속 가결을 목표로 했지만 결국 절차투표에서 정족수 60표를 얻지 못해 통과가 불발됐다. 야당인 민주당은 노동자 지원은 부족하고 기업 구제 규모는 너무 크다며 반대했다.
앞서 미국 의회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지난 5일과 18일에 각각 83억 달러와 1000억 달러 긴급 예산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미국은 22일 기준 확진자가 3만 명을 돌파하며 세계 3위로 뛰어올랐다. 사망자도 400명에 육박한다.
확진자가 2만5000명에 육박하는 독일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마비에 적극 부양으로 태세를 전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은 21일 1500억 유로(약 20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기업을 구제하기 위해 5000억 유로 규모로 대출 보증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독일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재정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독일은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도 재정균형 원칙을 내세웠지만 코로나19 앞에 이 원칙은 깨지게 됐다.
영국도 GDP 15%에 달하는 3300억 파운드(약 490조원) 규모의 대출 보증과 함께 200억 파운드 재정 지원 패키지를 내놓았다. 프랑스도 기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최대 3000억 유로 대출 보증을 약속했고, 450억 유로 규모로 재난 지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그밖에도 스페인은 GDP의 20%에 해당하는 2000억 유로 규모 긴급 대책을 마련했고, 호주도 GDP의 10%에 육박하는 1890억 호주달러 어치 부양 패키지를 내놓았다.
그럼에도 올해 세계 경제는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앞서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코로나19를 이유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3%까지 낮추면서 세계가 경기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피치는 올해 미국 성장률을 1.0%로, 유로존 성장률을 -0.4%로 각각 제시했다. 중국 성장률은 3.7%까지 낮춰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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