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흔드는 공매도] 외국계 금융사가 94%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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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20-03-2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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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 주식을 대량 보유한 투자자 대부분이 외국 금융회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 주식을 빌려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기법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자 공시 6662건 중 외국계 금융회사 공시가 6227건으로 93.5%에 달했다.

이에 비해 국내 증권사·자산운용사 등 금융회사 공시는 422건으로 6.3% 수준에 불과했다. 개인 투자자는 13건으로 0.2%에 그쳤다.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자 공시는 2016년 말 도입된 제도다. 투자자나 그 대리인이 공매도 잔고가 해당 종목 상장 주식 총수의 0.5% 이상 되면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돼 있다. 물량 비중이 0.5%가 되지 않아도 공매도 금액이 10억원이 넘으면 공시 대상이다.

외국 금융회사 중 공매도 잔고 공시를 가장 많이 한 곳은 영국계 금융회사 '모간스탠리 인터내셔날 피엘씨'로 총 2279건에 달해 전체 공시의 34.2%를 차지했다.

이어 '크레디트 스위스 씨큐리티즈 유럽 엘티디' 1077건(16.2%), '메릴린치인터내셔날' 1034건(15.5%),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 551건(8.3%), '제이피(JP)모간 증권회사' 547건(8.2%), '유비에스에이쥐(UBS AG)' 432건(6.5%) 등 순이었다.

국내 금융회사 중에는 메리츠증권이 80건(1.2%)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안다자산운용 52건(0.8%), 신한금융투자 46건(0.7%), 한양증권 31(0.5%), NH투자증권(0.4%) 등이 이었다.

개인 투자자는 원모씨 1명이 13건의 공시를 냈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 시장 공시가 2040건으로 306%를 차지했고, 코스닥시장은 4622건으로 69.4%였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월등히 큰 코스닥시장에서 공매도 세력이 더 활발히 활동히 활동한 거다.

외국인 공매도가 활발하다보니 외국 투자자의 불법 공매도 역시 종종 자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증거금을 내고 주식을 빌려와 파는 차입 공매도만 허용되고 빌려온 주식 없이 일단 매도부터 먼저 하는 무차입 공매도는 불법이다.

금융감독원이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불법 공매도로 제재를 받은 금융회사는 101곳에 달했는데 이 중 외국계 금융회사가 94곳으로 93.1%를 차지했다. 국내 금융회사는 7곳이다.

그러나 이 중 45곳에는 과태료가 부과됐고 56곳은 주의 처분만 받고 사건이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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