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투기 야합 세력 ‘조현아 연합’ 막아달라”... 한진칼 주주에 거듭 호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대한항공 제공]
 

한진그룹이 ‘조현아 전 부사장 연합(KCGI, 반도건설)의 경영권 획득을 막아달라’는 성명서를 내고 다시 한번 호소했다.

조현아 연합이 지난해 12월 현 경영진을 몰아내겠다며 반기를 든 후 벌써 세 번째다. 그만큼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그룹 전직임원회와 노조 등은 조현아 연합을 ‘투기 야합 세력’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들이 경영 참여시 회사를 위기에 빠뜨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그룹은 24일 성명서를 통해 “항공산업의 심각한 위기 속에 무지한 ‘비 전문경영인(조현아 연합)’이 회사의 경영을 맡게 된다면, 6개월도 견디지 못해 파산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룹 차원의 성명서는 처음이며, 한진 이름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한진그룹 임원회와 노조 등이 이 같은 뜻을 담은 성명서를 밝힌 바 있다. 한진그룹 내 전반적인 분위기가 조현아 연합의 경영권 획득만은 막아야겠다는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는 27일 열리는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 주총에서 경영진 교체 여부가 결정된다.

한진그룹은 이날 조원태 현 회장을 비롯한 기존 경영진이 3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전문경영인’들이라며,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역량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조 회장을 끌어내리려는 조현아 연합에 대해서는 그간 행보를 조목조목 들며, 자질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한진그룹은 “항공·물류산업의 전문성도 갖추지 못한 후보가 한진그룹의 경영을 말하고, 언제든 시세차익을 남기고 떠날지도 모를 사모펀드와 투기 세력들이 한진그룹의 투명성을 운운하는 지경”이라며 “바로 또 다른 의미의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견해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 글로벌 협력사, 대한항공 임직원과 노조 등도 공감하고 있다. 한진그룹의 일방적인 주장은 아니라는 뜻이다.

실제 ISS는 지난 13일 한진칼 주총에서 조 회장과 하은용 대한항공 재무부문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이날 ISS는 두 사내이사의 선임안에 대해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경험과 경력을 갖고 있다”며 찬성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조현아 연합의 추천안에 대해서는 대부분 반대 의사를 표했다. 유일하게 찬성한 사람은 사내이사 후보인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이 전부다. 나머지 대한항공 출신인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사장, 부동산 투자 전문가인 이형석 수원대 교수, 반도건설 법률 대리인이었던 구본주 변호사 등에 대해서는 모두 반대를 권고했다.

또 조현아 연합의 무분별한 공격을, 심판해줄 것을 주주들에게 요청했다.

한진그룹은 “조현아 연합이 한진그룹 경영진 등 개개인의 실명을 언급해 파렴치한 인신공격을 일삼고 있다”며 “명백히 금도를 넘은 형태”라고 지적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조현아 연합이 당초 내세웠던 전문경영인의 필요성 등의 명분이 약해지자, 지나친 인신공격에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조현아 연합은 조 회장뿐만 아니라 허희영 항공대 교수 등 자신들에 반하는 측 대부분에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는 상태다.

이에 허 교수는 “대학의 교수활동은 소속 재단으로부터 일체의 교육과 연구, 사회활동에 대해 간섭이나 지시를 받지 않으며 자유로운 사회활동의 참여가 보장된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더해 한진그룹은 “조현아 연합이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 대한항공 자가보험 및 사우회의 한진칼 지분 의결권 여부 등에 대해 똑같은 주장을 수없이 반복하고 있다”며 “이러한 주장을 기정사실인양 호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진그룹은 한진칼 주주의 현명한 판단을 위기 극복의 유일한 방안으로 들었다.

한진그룹은 “더 이상 외부 투기 세력에 흔들리지 않고 굳건한 행보를 이어갈 수 있도록 주주들이 도와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기업가치를 개선하고 주주에게 더욱더 많은 것을 공유하고 돌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