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처벌수위 높인 법 만들어달라” 국회청원 성립... ‘소급 적용은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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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0-03-25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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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n번방'을 포함해 사이버 공간에서 발생하는 디지털 성범죄를 강력하게 처벌해달라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10만명이 동의하면서 청원이 정식으로 성립됐다. 20대 국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상황에 따라 관련법의 제·개정 작업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국회 국민동원청원 사이트에 따르면 ‘텔레그램에서 발생하는 디지털성범죄 해결에 관한 청원’은 지난 23일 청원 사이트에 올라와 하루 만에 10만명의 동의를 받는 데 성공, 청원 성립요건을 만족시켰다.

이 청원은 “n번방 사건의 가해자들이 선고받을 수 있는 최대 형량은 7∼10년 정도로 현행법상 강력히 처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사이버 성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를 훨씬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로나 3법처럼 입법 후 바로 시행될 수 있도록, 즉 n번방 사건의 재판이 시작되기 이전에 시행될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 입법해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청원이 실제 법 제정까지 이어지더라도 이번 n번방 피의자들에게 적용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학선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조문에 규정된 최고형을 선고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법을 제정·개정해 그 법으로 처벌하는 것은 형벌 불소급의 원칙에 위배돼 위헌이다”라고 말했다.

형벌 불소급의 원칙은 헌법 제13조1항과 형법 1조에 규정돼 있다.

헌법 제 13조 1항은 ‘모든 국민은 행위 시의 법률에 의해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행위로 소추되지 아니하며,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고 명시한다.

또 형법 1조에 따르면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 할 때 법률에 의해야 한다. 또 범죄후 법률의 변경되면 그 행위가 범죄가 되지 않거나, 신법에 의한 형량이 구법보다 가벼울 때 신법을 적용한다.

전 교수는 “법의 제정·개정이 (법의 적용을 받는 당사자에게) 이익이 될 경우에는 법의 소급적용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형벌의 경우에는 불가능 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는 이 사안을 최대한 빠르게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한민수 대변인은 “텔레그램 n번방에 대한 처벌 강화를 촉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이 제출됐고, 요건을 갖췄다”면서 “이르면 내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를 정해 안건을 이송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의상 국회의장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의장으로서 이번 청원을 먼저 논의하고 신속하게 입법화해주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국회 관계자는 “상임위에 회부가 되면 국회법에 따라 최대 150일안에 처리하면 된다”면서도 “최대한 빠르게 처리한다면 10일 이내에 본회의로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국회 국민동의청원 사이트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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