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한중일 삼국지] '아직도 개발 중' 메르스 백신의 교훈…"장기적 관점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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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0-03-2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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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스·메르스 백신 없어…에볼라는 42년

  • 10년간 수조원 투자해 신약 개발해도 유행 끝나면 허사…개발 유인 없어

  • "美 BARDA 같이 정부가 신종 감염병 연구 역량 육성해야"

급속한 코로나19 확산세와 달리 치료제나 백신 등의 개발은 걸음마 단계다. 코로나바이러스 특성상 변이가 쉽고, 신약 개발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25일 한국임상시험포털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97건의 코로나19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개발은 쉽지 않아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신약을 개발하기까지 평균 10년을 잡는다. 이마저도 장담할 수도 없다. 정부가 절차 간소화 등을 지원하더라도 최소한 수년은 필요하다. 또 이 기간 동안 수 조원에 달하는 개발비용도 투입된다.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전염병의 상당수가 대개 1년을 넘지 못하고 유행이 끝난다. 더군다나 코로나바이러스는 변이도 쉽다. 긴 시간과 천문학적 금액을 들여 개발에 성공해도 막상 사용처가 없어지는 것이다.

중소 제약사였던 길리어드가 2009년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로 일약에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한 선례도 있으나, 안정적인 기반을 가진 대형 제약사라 하더라도 희박한 성공 확률과 바이러스 변이·소멸 위험을 동반하며 장기간 자본을 투입하는 모험을 선택할 유인이 없다.

실제 지난 2003년 유행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와 2013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백신은 아직까지도 개발되지 않았다. 당시 수많은 기관이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바이러스가 소멸되며 대부분 연구가 종료됐다.

지난해 나온 에볼라 백신은 개발하기까지 무려 42년이 걸렸다.

이에 글로벌 제약사와 연구진들은 신약 개발 비용과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기존 허가된 의약품에서 새로운 약효를 찾는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24일까지 국내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진행 중인 임상시험은 총 5건이다. 모두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한 렘데시비르,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로 쓰는 칼레트라정 등의 효과를 검증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치료제 개발은 필수적이다. 사스, 메르스에 이어 코로나 등 감염병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상황에서 항바이러스제 연구개발을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가 차원에서 관련 법안 등을 마련하고, 연구 인력 육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 (제약사)는 고혈압, 당뇨 관련 연구 실적은 좋으나 항바이러스제 개발 역량은 취약하다. 정부 차원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투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경우 9.11테러와 탄저균 우편물 테러 등 이후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를 만들어 코로나19와 같은 예기치 못한 감염병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을 지원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신종감염병대응대비특별법 등을 만들어서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비해 R&D 예산, 조직 등을 법적으로 규정하고 연구 인력을 육성하는 등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토양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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