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불황에 경쟁 시들해진 이통사들…"기존고객 사수가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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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20-03-29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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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케팅 비용 등 투입 감소…매출 측면 되레 긍정적

이동통신 3사 휴대폰 판매점.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불황 속에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신규 고객 유치 경쟁도 시들해진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경기가 침체된 시장 상황에선 기존 고객들이 휴대폰을 바꾸지 않는 게 오히려 매출에 도움이 된다고 이통사들은 입을 모은다. 마케팅 비용이 덜 투입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올해 2월 알뜰폰(MVNO)을 제외한 이통 3사의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는 전월 대비 일제히 3.7~4.5% 감소했다.

우선 KT에서 SK텔레콤으로의 번호이동자 수는 5만2568명으로 전월(5만4579명)보다 2011명(3.7%) 감소했다. LG유플러스에서 SK텔레콤으로의 이동자 수도 1월보다 2829명(4.2%) 줄어든 6만4481명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에서 KT로 갈아탄 고객도 5만2202명으로 같은 기간 2210명(4.1%) 줄었다. LG유플러스에서 KT로의 번호이동은 3.9% 감소한 2만8369명이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난달 SK텔레콤과 KT에서 넘어온 고객 수가 각각 6만7595명, 2만7406명으로 1월보다 3197명(4.5%), 1108명(3.9%)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통신사 이동 없이 번호만 변경한 고객도 각각 전월 대비 16%, 35.9% 급감했다. 결국 삼성전자 갤럭시S20의 판매 부진 등과 맞물려 이통 3사가 주력하는 5G 신규 고객 유치도 난항을 겪고 있는 셈이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코로나19와 그에 따른 경기 불황이 꼽힌다. 대리점이나 판매점에 고객의 발길이 줄어들고, 관심사 자체도 코로나19 등으로 쏠려 현 시점에 새 휴대폰을 구매하려는 고객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통사들이 대리점 임대료 인하 등의 지원책을 마련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다만 이통 3사 입장에서는 최근의 악재들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해 마냥 나쁘지는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통사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제조사 입장에서는 휴대폰이 많이 팔리는 게 좋겠지만, 이통사의 경우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선 보조금 등의 마케팅·홍보 비용을 많이 투입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며 "비교적 부담이 덜한 지금은 기존 고객들이 이탈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통사에 대한 불법 보조금 감시를 강화한 것도 한몫하고 있다.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는 데다 경기도 침체 분위기여서 자연스럽게 발이 묶였다"며 "이통사 간 경쟁이 한껏 과열됐던 때와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경기에 묻어가야 하는 여건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매출 측면에서 비용 절감이 중요하고, 수익은 급변하는 것보다 꾸준한 게 낫다는 의미다. 이는 내수 시장에서의 규제 산업이라는 이통사 성격도 영향을 미쳤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내수에 국한돼 있다 보니 출혈 경쟁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예년에 비해 많이 잠잠해졌다"며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협력업체 상생안 마련 때는 보이지 않는 경쟁이 발생했지만,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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