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폐쇄·매출 절벽에 강제 무급휴가 잇따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메이시스, 콜스, 갭 등 굴지의 미국 소매업체들이 잇따라 직원 일시 해고와 강제 무급휴가 계획을 발표했다.
갭은 북미(미국과 캐나다)에서 매장 폐쇄 기간 동안 매장 직원 대부분에 강제 무급휴가를 내렸다. 대형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와 콜스, 패션업체 레인브라이언트와 앤테일러를 보유한 아세나리테일그룹도 직원 대다수를 일시 해고키로 했다. 지난 27일에는 빅토리아시크릿과 배스앤바디웍스를 거느린 엘브랜드가 일시 해고에 나선 바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관광업계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앞서 메리어트, 힐튼, 하얏트호텔 등이 직원 수만명을 일시 해고했다. 해양테마공원을 운영하는 씨월드엔터테인먼트는 직원 1만5000명 가운데 90%에 강제 무급휴직을 내렸다.
◆미국 2조달러 부양책 패키지 한계 실험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든 뒤 경기가 급속 반등할 수 있으려면 대량실업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가계 수입감소와 소비심리 악화로 경제회복이 늦어져 깊은 불황에 처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실업을 최소화하기 위해 2조달러 규모 슈퍼부양책에 개인 현금지급, 실업수당 강화, 직원을 해고하지 않는 기업에 대한 지원안 등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지원금의 규모가 매출 절벽에 직면한 기업들로 하여금 직원들을 붙잡고 있게 할만큼 충분하지 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특히 이번 부양책에는 항공사 등에 대한 지원금이 배정됐지만 소매업체는 구체적인 지원 대상으로 거론되지 않았다. 나이키나 룰루레몬처럼 매장이 문을 닫는 동안에도 직원들에게 월급을 지급하고 있는 소매업체들은 돈을 빌리거나 쌓아놨던 현금고 헐어야 하는 셈이다. 문제는 연방정부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4월 말까지 연장된 가운데 언제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국민 "3분의 1이 실업" 경고...지표 악화 불가피
이미 고용지표는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지난주(15~21일) 미국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28만3000건을 기록했는데 이번 주 역시 청구 건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사전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오는 2일 발표될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50만건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픽텟자산운용은 650만 건을, 골드만삭스는 525만 건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는 3일에는 3월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지표가 발표된다. 마켓워치는 고용이 2만5000건 줄어들고 실업률이 3.7%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2월에는 비농업부문 고용이 27만3000건 늘었고, 실업률은 3.5%로 반세기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다만 3월 지표는 코로나19 셧다운 사태를 완전히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 진짜 충격은 4월 고용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4월 고용지표는 5월 초에 발표된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코로나19로 인해 4700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미국 실업률이 32.1%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는 암울한 경고를 내놓았다고 CNBC는 보도했다. 다만 이는 미국의 슈퍼부양책 효과를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 실제 수치는 이보다 양호할 가능성도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