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후베이 봉쇄 해제]"코로나19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최예지 기자
입력 2020-04-01 07: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후베이성, 3월 25일 0시 봉쇄령 해제...우한은 오는 8일부터

  • 봉쇄령 해제 두고 "자유로워져"vs"아직 해제 일러" 의견분분

"봉쇄령이 해제되는 날만 기다렸어요.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발생지인 후베이성에 '봉쇄령'이 해제된 지 두 달 여만인 지난달 25일, 후베이성 리촨(利川)시에 사는 두(杜)씨가 이같이 말했다. 한껏 신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반갑게 들려왔다. 우한에 사는 두씨는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보내러 고향인 후베이성 리촨시로 내려왔다가 봉쇄령으로 우한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두씨는 "코로나19가 발발한 지 어느새 두 달이 지났다"며 "발발했을 당시 겨울이었는데, 봄이 찾아왔다. 봉쇄령이 해제돼 오랜만에 봄옷을 사러 나갔다 왔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진원지인 우한(武漢)을 제외하고 인구 5000만 명에 달하는 후베이성에 내려졌던 봉쇄 조치가 지난달 25일 풀렸다. 기차역의 운영이 전면 재개됐고, 후베이성 일부 도시와 중국의 다른 지역을 잇는 항공 노선 등도 운영을 다시 시작했다.

우한 봉쇄는 오는 8일 오전 0시부터 해제되지만, 우한 역시 시내버스 등의 시범 운행을 마치고 정상화에 군불 때기에 나서고 있다.

두씨는 "봉쇄령이 해제돼도 아직 중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마스크를 끼고 나가고, 외출을 삼가는 등 조심하고 있지만 밖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정부가 후베이성 봉쇄령을 완화하자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성급하게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에 사는 시민들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봉쇄령 해제 이후 또다시 코로나19 공포가 확산될지  모른다며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우한 시내에 꼼짝없이 갇혀 있는 완(萬)씨는 중국 당국이 후베이성 봉쇄를 해제했지만 혹시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겁이 나서 밖에 나가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불과 두 달 전만해도 우한은 '유령 도시'로 변했었다"며 "여전히 눈앞에 그 모습이 아른거린다. 또다시 그 모습이 재현될까 두렵다. 완전히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았는데 봉쇄령을 해제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이른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완씨는 무증상 감염자가 중국에서 잇달아 나오고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중국의 '사스 영웅'으로 불리는 중난산(鐘南山) 중국 공정원사의 발언을 인용해 "무증상자로 인한 코로나19 전염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며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무증상 감염은 고열과 폐렴 등 코로나19의 임상 증상이 없는 병례로, 14일간 격리 조치를 당하고 격리 기간 중 증상이 나타나면 확진자로 분류된다.

그러면서 우한은 여전히 도시 전체가 적막감에 휩싸여 무서운 느낌이 든다며 예전의 활기찬 모습을 되찾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진=AP·연합뉴스]

중국 내 코로나19 사태는 다른 국가에 비해 점점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후베이성 지역 주민들이 외부로 이동하면서 주변 지역과 충돌이 벌어지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여전히 통행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중국 내부 후베이성 사람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9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후베이성 황메이(黃梅)현 사람들이 인근 장시(江西)성 주장(九江)시로 가려고 창장(長江)대교를 건너는 과정에서 주장시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주장시가 코로나19 재발을 우려해 교통 통제를 했기 때문이다. 

주장시 경찰이 황메이현 관할 지역으로 넘어와 후베이성 건강증명서를 재확인하는 등 엄격하게 통제하자 불만이 폭발한 주민 수백명이 창장대교로 몰려들었다.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 등에 공개된 영상에는 창장대교에 몰려든 주민들이 이를 막는 경찰에 거세게 항의했다.

문제가 커지자 후베이성과 장시성 당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에 돌입했다. 또한 황메이현과 주장시는 공동 발표문을 통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설치한 임시 방역소를 없애고 차량 통행이 원활할 수 있도록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31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날 하루 동안 중국 본토의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는 48명이고 신규 사망자는 1명이었다. 중국이 입국 제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외 역유입으로 인한 지역 감염이 진행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