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도심지를 조금만 걸으면 카카오택시를 볼 수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타다가 정부·국회와 대립각을 세우는 동안 택시회사 9곳을 인수했고, 계열사만 13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048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2배 가까운 성장을 이뤄냈다. 마카롱 택시를 운영하는 KST 모빌리티는 지난달 30억원의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정부는 이달 중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를 출범해 플랫폼 모빌리티 업체의 기여금과 허가 총량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타다의 투쟁은 국내 벤처기업의 척박한 현실과 포지티브 규제의 한계를 드러냈고, 모빌리티 혁신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을 이끌었다. 하지만 그뿐이다. 타다는 멈춰 섰고, 그 빈자리는 다른 모빌리티 플랫폼 택시들이 채워가고 있다. 냉혹한 현실이다.
코로나19로 벤처·스타트 업계도 몸살을 앓고 있다. 정부·민간 할 것 없이 IR(기업설명회) 행사를 취소하고 있고, 대면접촉이 어려운 탓에 투자 유치를 위한 미팅도 진행되지 않는다. 투자금으로 회사를 이끌어 가야 할 스타트업들은 당장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는 말도 나온다. 불과 2~3달 전만 해도 제2벤처 붐 확산 분위기와 함께 신규 벤처 투자액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었다. "돈이 있어도 투자를 못한다"는 말이 나왔다. 투자금이 몰리면서 기업가치가 고평가된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시장은 급변해버렸다.
이런 와중에 차량 공유 플랫폼 비마이카가 대규모 투자유치 소식을 전했다. 고급 차량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며, 자체 플랫폼에 전국 5만4000여대의 차량을 등록하고 있는 업체였다. 비마이카는 두산그룹 계열 벤처캐피탈(VC) 네오플럭스로부터 2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1월 한라홀딩스로부터 20억원 투자 이후 이뤄진 후속 투자였다.
시장은 끊임없이 변한다. 위기는 언제 어디서든 발생한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벤처업계에서는 특히 그렇다. 올해는 코로나19와 함께 글로벌 경제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변동성은 그 어느 때보다 심하다. 변화에 적응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격언이 떠오른다. 아무리 머리가 좋고, 경험이 풍부해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다사다난한 2020년이다. 부디 많은 스타트업들이 변화에 적응하길 바란다. 살아남아야 결국 승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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