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사업이 광주광역시와 노동계 의견이 상충해 6년 만에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돌파구를 찾을 여지가 있어서 절망적 상황은 아니다.
광주시는 더 낮은 자세로 대화에 나서겠다고 했고 노동계도 자신들 요구를 들어주고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하면 참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2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회견을 통해 노동계와 함께 이 사업을 꼭 성공시키고 싶다면서 노동계 요구에 대한 광주시의 입장을 밝혔다.
이 시장은 “지역 노동계, 현대자동차와 오랜 협의 끝에 2019년 1월 31일 투자협약과 상생협정서의 원칙, 즉 적정임금, 적정노동시간, 소통 투명경영, 동반성장 상생협력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노동계가 협약파기 이유로 내걸고 있는 여러 요구사항도 협약의 본질을 벗어나지 않는 한 모두 수용하겠다고 했다.
특히 “사회통합 일자리협의회를 구성, 운영해 적정임금, 적정노동시간, 원·하청상생방안, 노사상생방안 등 현안에 관해 노동계와 논의하겠다”며 대화의 문을 열어뒀다.
이 시장은 “사업 추진과정에 서운함이나 이견이 있더라도 추진 주체들이 상호존중과 신뢰, 소명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광주시는 더욱 낮은 자세로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광주본부는 이날 오후 2시 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시가 협정을 파기했다며 앞으로 광주형일자리사업에 불참하고 협약을 파기한다고 선언했다.
한국노총 광주본부는 “광주시가 2019년 1월 30일 광주노사민정협의회에서 체결한 노사 상생발전 협정서를 스스로 파기하고 투명하지 못한 협상, 공정하지 못한 거래, 비상식적인 인사를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까지 협상하면서 노사정 3자 대면이 단 한차례도 없어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할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시와 현대차간의 밀실협상과 합의의 전말을 공개하고, 광주형 일자리 법인인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임원들이 비전문가로 자격미달이니 즉각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종해 한노총 광주지역본부장은 “노동계의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현대차에 끌려다니는 현재의 시스템을 개선하고, 노사 4대 원칙이 지켜지면 노동계와 민간단체가 참여하는 별도의 협의체에 참여해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협약파기를 선언했지만 앞으로 협상의 여지를 남긴 셈이다.
한편 광주형일자리는 광주시가 주주로 참여해 자동차 업계 임금의 절반 수준인 공장을 만들어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일자리 모델이다.
광주빛그린산단에 연 10만대 규모의 자동차생산공장을 지어 1000여 명을 고용해 2021년 하반기부터 경형SUV를 현대차에서 위탁받아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운영법인 광주글로벌모터스가 설립됐고, 지난해 말부터 공사를 시작해 현재 공정률은 8.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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