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비아에서 에콰도르까지...신흥국 디폴트 위험 꿈틀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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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4-0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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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낙진이 전 세계로 떨어지는 가운데 신흥국에서 자본이 빠르게 빠져나가면서 부채위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나이지리아, 에콰도르,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곳곳이 위기의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대유행과 상품가격 폭락에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으로 여겨지는 신흥국 자산을 팔아치웠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 2달 동안 20개 주요 신흥국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700억 달러(약 86조3000억원)에 이른다.

신흥국 국채 가격이 떨어지면서 금리(수익률)는 급등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일례로 앙골라의 2025년 11월 만기 국채 수익률은 3월 초 7% 수준이었지만 27일에는 30%를 위협했다. 2022년 6월 만기 나이지리아 국채 금리도 같은 기간 4%에서 12%까지 뛰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달러 표시 국채 금리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보다 10%p 이상 높은 나라는 18개국에 이른다. 금리 격차가 이만큼 벌어질 경우 디폴트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에드워드 클로솝 신흥시장 이코노미스트는 "개도국 연쇄 디폴트 위험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진단했다.

가장 취약한 국가로는 잠비아, 앙골라, 나이지리아, 가나 등이 꼽힌다. 에콰도르도 앞서 부채 재조정에 돌입했다.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레바논은 코로나19가 덮치기 전부터 경제 파탄으로 디폴트 위기가 높았던 나라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 사태로 신흥국 경제가 받는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80개 이상 국가에서 200억달러(약 24조6000억원) 규모의 긴급 구호 자금 요청을 받았다고 2일 밝혔다. 

앞서 세계 신흥국들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외환보유액을 확충하는 등 위기 대응 역량을 높여왔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신흥국들이 외부 변수에 취약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금융위기 후 저금리 환경 속에 자본조달이 수월해지면서 많은 신흥국들은 외채를 끌어다 썼다. 지난해에만 신흥국들은 달러 표시 국채를 통해 1226억 달러를 조달했다고 딜로직은 집계한다. 10년 전 633억 달러에서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투심 위축과 더불어 최근 달러가 큰 폭 오른 것 역시 신흥국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달러가 오르면 달러로 내야하는 이자와 빚 상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올해 상환을 앞둔 신흥국 부채는 5조5000억 달러에 이른다.

아직까지 디폴트 위험군은 신흥국 국채 포트폴리오 가운데 일부일 뿐이지만 연쇄 디폴트가 시작되면 위기가 채권자인 선진국까지 번질 위험이 있다고 WSJ은 경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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