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작년 강원 산불 이겨낸 정신으로 코로나19도 이겨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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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0-04-0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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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 대통령 내외, 식목일 맞아 지난해 강원 산불 현장 방문

  • 주민 40여명과 강릉 옥계면 천남리에 금강소나무 심어

  • "강원 산불, 재난극복 모범적 사례...산림 복구 계속해야"

"작년 강원 산불 때 가슴을 졸이며 지켜본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 그 정신으로 지금 겪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도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확신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식목일인 5일 지난해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본 강원도를 찾아 나무를 심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정숙 여사와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천남리를 찾아 산불 진화에 참여했던 주민 등 40여명과 금강소나무를 심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5일 강원도를 방문해 전날 발생한 산불 대응 상황을 점검한 바 있다. 아울러 같은 달 26일 강원도를 재차 방문, 실의에 빠진 주민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이후 문 대통령이 1년여 만에 강원 산불 피해 현장을 재차 방문한 것은 주민들을 격려하는 한편, 피해 지역의 완전한 복구를 약속하는 의미도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식수 후 참석자들과 다과회를 하던 중 "작년 강원 산불이야말로 소방청, 산림청,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까지 관뿐만 아니라 국민이 함께 마음을 모아 재난을 극복한 모범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재난은 끔찍했으나 그 재난을 온 힘 모아 이겨냈다는 데 국민도 뿌듯함 느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일 식목일을 맞아 1년 전 대형 산불로 피해를 본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천남리를 방문해 재조림지에 금강소나무를 심기 위해 식목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식수 직전 인사말에서는 "작년 강원산불로 여의도 면적 10배에 해당하는 울창한 나무들이 한순간에 소실됐다. 빠른 시일 내에 조림을 복구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지만 복구 조림은 쉬지 않고 해야 한다. 국민들도 한 그루씩 가꾸기 혹은 기부하기 등으로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세계에서도 한국을 산림녹화에서 가장 모범적인 나라로 평가하고 있고, 국제적으로 산림 협력을 요청하는 나라들이 많다"며 "중국 북부나 몽골 등에서 사막화를 방지하고 황사를 막기 위한 조림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다만 "양적인 면에서는 우리가 산림선진국이지만, 산림녹화를 서두르다 보니 리기다소나무, 오리나무, 아까시나무 등 속성수를 많이 심었다"며 "이제 목재로서 가치 있는 나무로 경제수림을 조성하고 미세먼지 차단 숲을 조성하는 등 산림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박종호 산림청장으로부터 강원도 산림 복구계획에 대한 보고를 들은 후 직접 모자와 장갑을 착용하고 산불 피해목을 활용해 만든 삽으로 금강송 7그루를 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금강송은 소나무 가운데에서도 가장 우수한 품종"이라며 "과거에 궁궐, 사찰 등을 금강송으로 지어서, 조선시대에는 이 나무를 베면 무거운 처벌을 하는 금송령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구덩이를 파고 김 여사는 나무를 심고서 흙을 밟아 다지는 역할을 맡았고, 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에게 "(나무 심기를) 잘한다. 선수같다"고 농담을 건넸다. 그러자 김 여사는 "제가 잘 심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천남리를 방문, 재조림지에 금강소나무를 심기 위해 식목장소로 이동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사진=연합뉴스]


이어진 주민 등 참석자들과의 다과회에서는 한 초등학생이 문 대통령에게 사인을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사람이 먼저다'라는 글귀와 함께 사인을 해줬다.

김 여사는 참석자들과 다과회를 하며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을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꽃바구니와 편지를 소방관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다과회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1년 전 산불 당시 대통령이 밤새도록 진두지휘를 하고 전국 소방관들이 함께해 하루 만에 기적적으로 산불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또 감자와 두릅 등을 언급하면서 최 지사는 "코로나19 때문에 농산물을 잘 못 팔고 있다. (김정숙) 여사님이 팔아주시겠나. 청와대에 홈쇼핑을 설치해야 한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천남리 마을회관에서 주민들을 만나 "재난 보상금으로 (피해가) 충당이 다 되겠느냐"면서 "한전과 구상권 문제도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잘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 "천남리에서 (주민들이) 면담을 한번 하자고 편지도 보내주셨던데, 제가 응하지 못해서 송구하지만, 마음으로는 기억하고 있었다"며 "복구된 것 같은 모습을 봐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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