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마세라티, '기블리 디젤'...275마력에 강력한 배기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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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0-04-0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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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출시된 마세라티의 준대형 세단 '기블리'는 마세라티의 대표적인 엔트리(입문)모델로 꼽힌다. 그 중에서 '기블리 디젤'은 마세라티 첫 디젤 엔진 탑재 차량이다. 페라리 F1 엔진 디자이너 출신인 파울로 마티넬리가 설계한 3000cc의 V6 엔진이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대폭 줄인 것이 특징이다.

최근 마세라티 기블리를 타고 서울 용산구에서 강원도 강릉시까지 약 230㎞ 코스를 주행해봤다. 외관은 공기역할적 디자인으로 설계된 라디에이터 그릴이 한 눈에도 웅장하고 우아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특히 마세라티의 상징인 삼지창 엠블럼에서 이탈리아 고급 럭셔리카 브랜드의 감성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마세라티 엠블럼은 그리스 신화의 포세이돈에서 따왔다고 한다. 엠블럼만으로 하차감(내릴 때 느껴지는 시선)을 채우기에 충분했다. 

엔진 사운드는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었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기블리의 배기음은 직접 시승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며 "마세라티 본사에서 '작곡'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대감을 갖고 시동을 걸자 공회전 상태에서도 그르렁하는 배기음이 잔잔하게 밑으로 깔렸다. 마세라티는 명품 배기음을 내기위해 사운드 전문 엔지니어와 튜닝전문가, 피아니스트, 작곡가를 자문위원으로 초빙한다고 한다. 전문가의 손길이 거쳐간 배기음은 드라이빙 모드마다 다른 색깔을 냈다. 특히 스포츠모드로 놓고 달릴 때는 엔진사운드와 배기사운드가 어우러지면서 웅장한 소리를 냈다. 

실내 디자인은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특히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답게 장인이 한땀 한땀 수놓은 스티치와 곳곳에 새겨져 있는 마세라티 엠블럼은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이탈리안 감성을 전해줬다. 다만 계기판이나 디스플레이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단조로운 편이었다.
 
기블리 디젤은 이탄화탄소 배출량을 확 출인 차량이다.  엔진은 최고 275마력의 출력을 내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km당 196g에 불과하다. 오버부스트 터보 차징 시 2000~2600rpm사이에서 최대토크 61.2kg·m을 생성한다. 최고 속도 250km/h에 도달하기 전에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는 단 6.3초가 걸린다.

도심을 벗어나 고속도로 구간에 진입하자 밟으면 밟는 대로 밀어주는 엔진성능이 훌륭했다. 후륜 구동 차량으로 동력이 뒷바퀴에 쏠리며 힘있게 밀어주는 느낌을 받았다. 아무리 고속으로 주행해도 변속지연 현상없이 밟으면 밟는대로 치고 나갔다. 풀 액셀레이터를 밟기에 조심스러울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러면서도 차체는 흔들림없이 침착했다. 스티어링 휠은 두께감이 있는 편이었지만, 반응은 스포츠카 못지 않게 민첩했다. 패들쉬프트는 메탈 재질로 고급감을 높였다. 또한 커프를 돌때도 육중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바깥으로 밀리는 언더스티어 현상없이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전자제어식 스카이훅 서스펜션은 고속주행을 하다가 방지턱을 넘을 때나 울퉁불퉁한 지방 국도를 달릴 때도 푹신하게 받쳐줬다. 심지어 차량의 속도를 인식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고속으로 달릴 때도 뒤로 밀려나는 주변 차량으로만 속도를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승차감이 뛰어났다. 해당 모델에는 차량 제어 능력 상실을 방지하는 통합 차체 컨트롤 안전장치가 적용됐다. 차체 움직임이 불안정할 시 즉각적으로 엔진토크를 낮추고 각 바퀴에 필요한 제동력을 분배하는 기술로 안정된 주행 성능을 구현했다. 또한 눈부심 현상을 방지하는 풀 LED 어댑티브 매트릭스 헤드라이트는 주행속도와 주변 조건에 따라 상·하향등을 조절해줘 운전 피로도를 낮춰줬다.  
 

마세라티 기블리 [사진 = 마세라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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