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신규 확진자 50명 이하로 뚝…"긴장 풀 상황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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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20-04-0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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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주말 시민이동량 2월말보다 20% 늘어

  • “무조건 요청보단 대안 제시해야” 의견도

인제군, 드라이브 스루 코로나19 검사.[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명 이하로 떨어졌음에도 방역에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주말 사이 신규 확진자 수치만으로 증감 추세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더 연장했지만 최근 국민의 참여도는 눈에 띄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신규 확진자가 10명 밑으로 떨어질 때까진 개인 방역 활동의 고삐를 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6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 대비 47명 증가한 총 1만284명이라고 밝혔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명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 2월 20일 이후 46일 만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을 발표하면서 신규 확진자 50명 이내, 감염경로 미파악자 비율 5% 이내를 목표치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오전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50명 이하로 줄었으나 주말의 진단 검사가 6000건으로 평소 1만건 이상보다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보여 이 수치만으로 증감의 추세가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염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확진자도 5~10%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지역사회 내에 방역당국이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 감염자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요청했지만 해당 기간에 오히려 시민들의 이동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이 통계청과 SKT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신천지대구교회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2월 4주차(2월24일∼3월1일) 이동량은 국내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인 1월9∼22일에 비해 38.1% 감소, 최저점을 기록했다.

이후 이동량은 조금씩 증가해 3월 4주차(23∼29일)에는 2월 4주차 대비 16.1% 증가했다. 4월 첫 주차(4∼5일)에는 2월 말보다 20%가량 늘었다. 다만 코로나19 발생 전에 비하면 28.1% 적은 수준이다.

김 1총괄조정관은 “계속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피로감을 느끼는 국민이 늘면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호소했던 지난 2주간 오히려 국민 참여가 약화된 모습을 보였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개인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인 50명 미만의 신규 확진자 등 수치는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전병율 차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전국 단위 신규 환자 확진이 하루 50명 이하로 발생한다면 구체적 검사문제, 추적문제, 병상 운영 문제를 (우리 정부가) 충분히 견딜만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검사 건수 자체가 실제로 의심되는 집단, 즉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대형병원의 접촉자 조사가 끝났는지 등을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에 걸려 죽으나 사업에 망해서 죽으나 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방역이 뚫리면 나라가 망하는 것”이라면서 “단순히 숫자가 줄었다고 방역 정책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보다 더 잘 살고 시민의식도 높다는 나라도 코로나19에 나가떨어지고 있다”며 “실제 의료현장에선 코로나19 사태가 나아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느슨해진 채 국민 스스로 방역하지 않으면 유럽이나 미국 같은 상황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무조건 국민에게 외출하지 말라고 요청하는 것보다 내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민에게) 사과도 안하고 (정부는) 2주간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더 연장했다. 마치 2주 뒤에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고문을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말 사회적 거리두기가 성공을 했다면 2주는 왜 더 연장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정부는) 국민에게 솔직하게 현 상황을 설명하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내놓아야 한다. 예컨대 무관람 프로야구 게임 개최 등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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