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 중 애완동물관리비(2015년=100)는 △1월 107.04 △2월 107.77 △3월 108.20으로 올해 들어 증가세를 보였다.
2005년 소비자물가지수 100을 기준으로 물가의 높고 낮은 정도를 파악한다. 예를 들어 3월 애완동물관리비 물가지수가 108.20이라는 것은 기준연도인 2005년과 동일한 품질의 상품·서비스를 같은 양으로 소비한다고 가정할 때 예상하는 총비용이 8.2% 상승했다는 것을 뜻한다.
통계청이 조사하는 애완동물관리비에는 반려동물의 건강 유지를 위한 접종비·미용비 등 건강·치료 등을 포함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반려동물과 관련해 세부적으로 항목을 정해 매달 가격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조사하는지에 대한 세부 규격은 외부에 말할 수 없지만 건강 관리를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꾸준히 상승하던 애완동물관리비 물가가 지난해 4~7월 떨어진 것은 지방자치단체들 때문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작년에는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반려동물을 등록할 때 내장형 마이크로칩을 선택하면 가격을 할인해줬다"며 "이 영향으로 물가가 떨어졌다"고 해석했다.
애완동물관리비 물가지수를 월 단위로 보면 중간중간 떨어지거나 보합세를 보이긴 하지만, 소폭에 그쳤다. 특히 2009년 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7.8%로 높았고, 2011년에도 6.5%나 뛰었다.
이는 기존에 미용·호텔링 등에 한정했던 반려동물 서비스가 택시·펫시터·장례·유치원·운동장 등으로 범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고급화 전략을 내세운 업체들로 인해 가격이 올랐다. 더불어 매년 인건비와 재료비가 오르고, 건물임대료 상승분 등도 가격에 반영됐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입장에선 병원비가 가장 큰 부담이다. 병원에 가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사안이다. 사람과 달리 정해진 가격 기준이 없어 '부르는 게 값'이고 병원마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과잉 진료도 매년 논란이 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2018 반려동물보고서'를 봐도, 반려견 월평균 양육비는 2013년 11만4000원에서 2018년 12만8000원으로 10%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반려동물 관련 물가 상승은 현실인 셈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가구 중 25.1%가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약 10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한다. 반려동물은 더는 인간의 즐거움을 주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자식이 없거나 낳지 않는 '딩크족'뿐 아니라 비혼족과 은퇴 후 새로운 삶을 시작할 때 반려동물이 함께 한다. 사람의 말을 사용하지 않지만, 삶의 동반자다.
통계청도 이를 반영해 애완동물용품 가중치를 2015년 1.5에서 2017년 1.9로, 애완동물관리비는 1.0에서 1.2로 각각 0.2%포인트 높였다. 소비자물가지수를 구성하는 우유, 전·월세, 교통, 금융수수료 등 460개 품목은 제각기 다른 가중치를 갖고 있다. 총합이 1000이 되도록 설계한 가중치는 그 품목이 소비자의 지출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를 보여준다.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항목 명칭인 '애완동물용품', '애완동물관리비'를 반려동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완의 '완'은 희롱할 완(玩)이다. 여기에는 깔보다, 업신여기다, 얕보다, 장난감 같은 뜻이 담겨 있다. 완구할 때 '완'이 바로 이 희롱할 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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