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이 한 달 만에 1억원이나 오른 이유요? 매물이 없잖아요. 월세나 반전세 물량은 늘어났는데 전세는 없어서 계약을 못하는 상황이에요."
마포의 '대장주 아파트'로 불리는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마래푸)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매는 급매가 나오기도 하지만 전세는 매물 자체가 귀한 상황"이라며 "한 달에 한 두건 있는 계약도 전고점을 웃도는 수준에서 이뤄지며 전체 전세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현재 마래푸 1단지 전용면적 84.5㎡의 전세가격은 8억원을 웃돌고 있다. 층수에 따라 호가는 최대 8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 단지는 지난 2월 7억8000만원에 거래됐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최저 6억원에 거래된 곳이다.
인근 아파트도 마래푸만큼은 아니지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애오개역을 가운데 두고 마래푸 건너편에 위치한 '공덕자이' 85㎡는 올해 7억3000만~7억7000만원에 전세계약을 맺었다. 현재는 층수에 관계없이 8억원 수준에 전세가격이 형성돼 있다.
물량 부족에 따른 전세값 상승은 '마용성'의 대표격인 마포뿐 아니라 용산·성동구도 비슷하다.
올 1월 6억1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한 성동구 '서울숲 푸르지오 1차' 84.5㎡는 2월에 1억2000만원 오른 7억3000만원에 실거래됐다. 현재 호가는 저층이 8억원, 고층은 8억5000만원 수준이다.
성동구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공시가가 인상되고 기준금리는 인하되면서 집주인 입장에서 전세보다 월세 받는 것을 더 선호한다"면서 "최근의 전세 품귀 현상은 월세 전환보다 양도세 중과 특례를 받기 위한 이유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정부는 1주택자가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하면 해당 주택에 살지 않았어도 9억원 초과분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최대 80%까지 깎아줬다. 그런데 올 1월부터는 2년 이상 거주하지 않았다면 1년에 2%씩만 공제해 주기 때문에 15년 이상 보유해도 최대 30%까지만 공제가 가능하다.
전월세 계약이 남은 집주인 입장에서는 계약 기간이 끝난 뒤 2년 실거주를 통해 장기보유공제 혜택을 받는 쪽을 선택하면서 매물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 단지의 매매가격은 14억원을 웃돌아 고가주택에 포함된다.
부동산114 김은진 리서치팀장은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전년과 비슷한 4만여 가구가 공급되지만 양도세 비과세 거주요건 2년을 충족하기 위해 세를 놓지 않고 입주하려는 집주인이 적지 않다"며 "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지면서 대출을 받아 전세로 갈아타려는 월세 세입자와 대출규제, 경기침체 등 미래 불확실성을 이유로 매매를 미루는 수요까지 서울 아파트의 전세수요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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