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패러다임의 변화, 플랫폼의 역할과 보험 비대면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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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0-04-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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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균 아이지넷 대표

코로나19 확산이 좀처럼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정부는 급기야 개학 연기에 이어 온라인 개학이라는 사상 초유의 결정을 하기에 이르렀다. 보험업을 비롯해 업무의 특성상 대면 영업이 필수적인 직군들은 생계마저 위협받는 위기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3월 발표된 2020년 2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정한 급여 없이 판매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특수고용직 등 기타 종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만1000명(3.5%) 감소했다. 이들의 다수는 보험설계사 등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보험업을 비롯한 금융시장은 비단 코로나19 사태가 아니더라도 이미 저출산과 고령화, 기후변화와 더불어 4차 산업혁명이라는 메가 트렌드 속에 이미 패러다임의 변화를 겪고 있다. 소유보다는 경험 그리고 체험 소비를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익숙한 모바일 환경과 개인화된 사회성을 무기로,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젊은 층의 변화는 더 빠르다. 인공지능 보험진단 플랫폼 ‘보닥’을 운영 중인 마이리얼플랜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30세대는 주관적인 보험설계사보다 객관적인 인공지능(AI) 보험진단을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보닥 앱 유저의 보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살펴본 서비스 이용 패턴에서, 특히 20대 여성의 경우 전문가 상담을 요청하는 건수가 20대 남성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2030 소비자의 경우 배달 주문 시 대면보다는 앱을 통한 결제를 선호하는 것처럼 전문가라고 해서 무턱대고 만나지 않는 시대적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 시장의 니즈는 오프라인 설계사 채널에 의존도가 높던 전통적인 보험 영업까지 ‘디지털 플랫폼’ 방식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미니보험을 판매하는 인슈어테크 스타트업들이 등장하는 것은 물론, 삼성화재 등 보험 대기업들도 비대면 시스템을 구축하여 간편인증과 셀프 보장분석 등 고객 언택트(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더 나아가 카카오페이는 카카오의 온라인플랫폼, 간편결제 기능과 보험상품과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 보험회사의 탄생까지 예고하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보험 시장은 구조적으로 소비자 주권이 성립되기 어려운 시장이다. 설계사의 말을 듣고 결정하는 수동적 구매결정 구조이기 때문에 영업 과정에서 많은 불합리성이 드러날 뿐만 아니라 소비자 관점에서 상품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기란 또한 쉽지 않다. 보닥 앱의 인공 진단 결과 30만건을 살펴보면, 약 61%(18만3000건)가 진단에서 전문가 상담으로 이어지고 있어 잘못된 보험 개선과 맞춤형 추천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시대가 급변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2020년은 보험을 포함한 금융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지난 1월, 계류 중인 데이터3법이 마침내 국회를 통과하면서 개인정보보호 강화는 물론, 정보 활용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입장에서는 가명정보에 기반한 빅데이터 활용을,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이데이터 도입으로 은행·보험·카드사 등 각 금융사에 흩어져 있던 개인의 금융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발판이 또한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신자본으로 부상하고 있는 빅데이터의 핵심은 ‘개인화’에 있다. 시청한 영화의 75%가 추천에 의한 넷플릭스와 매출의 35% 이상이 추천한 상품에서 발생하고 있는 아마존의 사례에서도 확인되듯이, 사용자 관점에서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 니즈에 초점을 맞출 때 소비자 만족도는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 있다. 보험과 금융 분야에서도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하고 소비자 관점을 잃지 않는 맞춤형 정보플랫폼이 향후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포용’ 서비스를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김창균 아이지넷 대표[사진=마이리얼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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