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음원 스트리밍 업체들도 계속 유입되는 해외 플랫폼들에 질세라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기업 간 거래(B2B)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국내 음원 시장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나온다. 덕분에 2018년 12월 SK텔레콤이 론칭한 플로는 월간 사용자(MAU) 점유율이 7개월 만에 5% 이상 상승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업계 3위다. SK텔레콤이 신규 가입자 대상 3개월간 월 이용료 100원 등의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고객을 유치한 결과다.
AI 기반 유저 인터페이스(UI) 변화도 눈에 띈다. 홈 화면에 인기 차트 대신 '맞춤 플레이리스트'를 배치한 것. 이 플레이리스트는 사용자의 음악 감상 취향 및 앱 사용 패턴을 학습해 음악을 추천해 준다.
플로가 반사 이익을 누릴 동안 업계 2위인 지니뮤직은 2018년 CJ디지털뮤직과 합병해 몸집을 키웠다. 또 지난해에는 음악 서비스 엠넷닷컴과 통합하면서 유료회원을 대거 확보했다. 콘텐츠도 다양해졌다. 특히 CJ디지털뮤직이 담당했던 CJ ENM의 자체 제작 음원과 음반 유통을 전담하면서 B2B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커졌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음원 저작권료는 플랫폼마다 적용되기 때문에 K-팝의 인기가 높을수록 매출에 큰 도움이 된다"며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B2B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자동차 제조사와 손을 잡고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을 확보하는 등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KT와 LG유플러스, CJ ENM 등이 주주로 있어 더 긴밀하게 협업하고,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하게 된다"며 "올해 고도화된 음악 서비스로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5G 기반 융합 음악 서비스 영역 증대, 해외 K-팝 음원 유통 확대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벅스는 삼성전자와 손을 잡고 B2B 시장에 먼저 자리를 잡았다. 약 2년 전부터 삼성전자 TV와 냉장고에 벅스 음악을 제공했고, AI 플랫폼 '빅스비'와도 지난해 서비스 연동을 시작했다. 벅스는 국내 음원 플랫폼 중 유일하게 빅스비 개발자 데이에 파트너사로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멜론은 카카오로 인수된 뒤 '카카오톡'과 연동해 이모티콘 이벤트부터 음악 설정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또 다른 음원 플랫폼인 '삼성뮤직'을 흡수해 갤럭시 유저들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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