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의 행보를 바라보는 법조계의 ‘뒷담화’는 이 말 한마디로 요약된다. 아무리 봐도 윤석열 검찰총장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 모습이라는 말이다.
법조계는 물론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윤 총장은 정면돌파를 선호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문제가 있으면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승부를 볼 사람이라는 게 지금까지 대중에게 알려진 이미지이며 법조계의 대체적 평가다. ‘관상이 악어상’이라느니, ‘수리부엉이상’이라느니 하는 말도 다 비슷한 맥락에서 나온 말이다.
보통 정면돌파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의 힘이 강한 것에는 크게 개의치 않는 법이다. 상대방의 권세가 아무리 기세등등하다해도 대결을 피하지 않으며 부러질지언정 꺽이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말 그대로 정면대결
“그게 저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아무리 국회이지만 너무하시는 것 아닙니까?”
지난 해 인사청문회장에서 장모관련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에는 의혹을 제기한 장제원 의원을 오히려 몰아붙이는, 지금까지 그 누구도 감히 생각해보지 못한 대응을 해 주변을 기함하게 만들기도 했다.
어떨 땐 문제를 인정하고 솔직하게 전후 사정을 털어놓인 뒤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역시 인사청문회 당시 ‘소윤’이라는 윤대진 검사장 친형 관련 의혹과 그 의혹에 연루된 정황이 드러났을 때, 그는 “큰 일을 해야하는 윤대진이 친형 때문에 흔들릴까봐 변호사를 연결해 줬다”고 말해 불리한 의혹을 지지로 바꿔놓기도 했다. 당시 국민들의 눈에는 “어? 의리있네?”라고 비쳤다.
조금 색깔이 다르기는 하지만 적어도 문제를 회피한 것은 아니었다. 그랬던 그가 요즘 이상해졌다.
부인의 주가조작과 장모의 사기 의혹에 대해 윤 총장은 정면승부를 피하고 있다. 장모의 사기혐의에 대해서는 ‘법 기술’ 실력을 십분발휘해 사기혐의 대신 사문서위조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 하고 있고, 부인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말 장난’을 하려는 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과정에서 부인 김건희씨가 ‘주가조작 선수’를 만나 돈과 주식을 맡겼다는 경찰의 내사자료가 있는데도 “주가조작에 대한 내사는 있었지만 김씨가 내사를 받은 것은 아니다”라는 식으로 대응 중이다.
유치한 말장난이자 비겁한 변명이다.
무엇보다 당혹스러운 것은 최근 엄청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채널A 협박취재 사건’과 그 과정에서 거론되는 ‘최측근 검사장’에 대한 감찰본부의 감찰착수를 저지했다는 점이다. 대검 인권부에서 사건을 조사한다는 것을 핑게로 댔지만 억지로 담당을 끼워맞춰 사건을 배당한 것이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국민들을 납득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어찌어찌 설득을 한다고 해도 문제다. 문제를 정면으로 솔직하게 해결하지 않고 꼼수와 여론몰이를 통해 회피하고 덮으려 했다는 의심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 와중에 그는 계속 휴가 중이다. 복수의 보도에 따르면 윤 총장은 지난 주 수요일 오전 잠시 대검에 들러 업무처리를 했을 뿐 내내 휴가를 낸 상태다. 골반염증 치료를 명분으로 하고 있지만 선선히 수긍하는 시각은 많지 않다.
윤석열... 그에게 무슨 변화가 생긴 것일까? 아니면 원래 우리가 알던 사람과는 거리가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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