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호 보령제약 회장 “창업주에 은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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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20-04-1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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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약업계 최고령 오너,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시간 아껴 계단 뛰어올라 업무

  • 고형압 신약 '카나브' 성장에 힙 보태…코로나19 상황에도 매출 성장 견인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 [사진=보령제약그룹 제공]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은 급한 업무가 생기면 지상 18층 규모의 보령빌딩을 2~3개 층은 거뜬히 뛰어 오른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시간도 아껴가며 경영에 매진하는 것이다. 제약업계 최연장자 오너의 열정에 보령 임직원들은 매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이 같은 열정은 올 1월 고혈압신약 카나브 총괄 PM(Executive PM)를 자처한 이후 더 적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제약사에서 PM은 제품 개발·기획 단계에서 시장조사를 비롯해, 출시 이후 마케팅, 홍보, 영업 등 전략과 실행을 책임진다. 국내 제약사에선 대개 PM을 40대가 맡지만 올해 만 88세인 김 회장이 PM을 맡은 것은 이례적이다.

김 회장이 제약업계 최고령 PM을 자처한 이유는 카나브를 비롯해 패밀리 제품 듀카브, 투베로의 매출 성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보령제약 임직원들의 노력과 김 회장의 열정이 더해져 지난 한 해 카나브 패밀리는 보령제약 실적을 견인했다. 금윰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9년 매출 약 5234억원, 영업이익 39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13.9%, 58.7% 각각 성장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영업 환경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카나브가 제 역할을 해냈다”면서 “유비스트에 따르면 원외 처방 규모도 19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카나브 패밀리의 올해 1분기 원외처방액은 189억원으로, 전년 동기(151억원) 대비 25.16% 늘었다.

그동안 보령제약은 용각산, 겔포스와 같은 스테디셀러를 바탕으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여기에 김 회장은 카나브 패밀리를 새 얼굴로 한 단계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올해 카나브 매출 1000억원 돌파가 가능할 전망이다. 

김 회장은 “창업주에게 온퇴는 없다”라는 말을 즐겨 사용한다. 이 말엔 단순히 창업주로서 소유욕이 아닌 회사의 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여전히 김 회장은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면 ‘세계적인 대표 고혈압 신약 카나브 PM 김승호’라 적힌 명함을 돌린다.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그만큼 회사 성장에 열정을 보이는 것”이라며 “제약업계 최고 어르신으로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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