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상하이 푸단대학교의 루루 연구팀과 뉴욕 혈액센터 장스보 연구원이 함께 작성한 논문을 통해 이런 연구 결과를 제기했다고 12일 보도했다.
지난 7일 논문 의학 전문지 ‘세포 분자 면역학(Celluar & Molecular Immunology)’에 실린 이 논문에서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T세포와 코로나19를 결합한 실험에서 코로나19가 T세포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T세포는 인체에 침투한 병원균과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면역 세포의 일종이다.
T세포는 원래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포위하고 독성 화학물질을 주입해 세포를 죽인다. 그런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오히려 T세포를 잡아내고 기능을 마비시킨다는 것이다.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 같은 연구에선 T세포가 파괴되지 않았다.
또 다른 연구 결과에선 코로나19 사망자를 부검한 20여건의 사례에서 면역 체계가 철저히 파괴된 것을 발견했다. 이들의 내부 장기 손상은 사스나 에이즈와 유사했다고 의사들은 전했다. 일부 코로나19 중환자는 면역 작용이 과다하게 이뤄져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는 '사이토킨 폭풍' 증상이 발견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한 의사는 “코로나19가 직접 인체의 면역체계를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의료진들 사이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며 “더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를 HIV와 비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코로나19와 HIV의 한 가지 큰 차이점은 HIV는 다른 세포를 감염시키기 위해 더 많은 자기 복제를 해 T세포에 침투하지만, 코로나19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이번 연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SCMP는 "이번 연구는 왜 상당수 코로나19 감염자가 수 주일 동안 아무런 증상도 보이지 않는지, 이 환자들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T세포에 어떻게 작용했는지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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