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 스페셜 칼럼] 4차혁명 중국發 항모뜨면, 한국이 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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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경희대China MBA 객원교수
입력 2020-04-1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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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교수]



코로나19 충격으로 앞이 안 보인다. 전세계가 난리인 진정 천하대란이다. 그러나 앞이 안 보일때는 역사책을 펴 보라고 한다. 최근 100년 팬데믹의 역사가 말해주는 것은 인류가 극복 못한 전염병은 없었고, 전염병 때문에 망한 나라도 없었다.

전염병은 시간의 문제였다. 역병은 경제와 사회에 충격은 주었지만 대세를 바꾼 것은 아니다. 이번 대란은 공교롭게도 80년대 이후 10년마다 찾아온 10년주기 위기지만 이번에는 경제금융적 요인이 아니라 누구도 예측 못한 중국발 전염병이 범인이다.

이번 대란의 본질은 공포다. 감염공포가 금융대란, 소비대란 실업대란, 부동산대란, 안전대란으로 이어질 판이다. 당장 미국부터 금융대란이다. 미국의 대응은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의 교훈을 교과서 삼아 금융시장에 무제한 돈 뿌리기다.

중앙은행이 통화조절을 하고 물가관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증시에서 ETF를 사고, 채권을 사고, 이젠 기업과 민간 정부의 대출까지 해주겠다는 것이고 여차하면 주식까지 매수할 태세다. 금융만능의 시대다. 제로금리시대이기 때문에 무한대의 국채발행을 해도 이자부담이 없다. 10년, 30년, 100년국채를 마구 발행해 쓰더라도 프린터만 고장 안나면 계속 롤오버하면 된다는 치명적인 모럴 해저드가 있다.

팬데믹 이후의 경기 패턴은 어떤 모습일까? V, L, U, W자 등의 예측을 하지만 이번 경기의 모습은 “루이비통식(L+V)회복이다. L자와 V자가 순차적으로 나타나는 고약한 회복이 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돈 퍼넣어 경기회복을 꾀하지만 효과는 9-12개월 후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의 공장, 중국은 안정화 단계지만 세계의 시장, 미국과 유럽은 확산기이기 때문에 중국의 정상화가 바로 V자경기 회복이 아닌 L자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후진국인 중남미와 아프리카의 원자재공급국가들이 코로나19의 확산기를 앞에 두고 있어 원자재 공급난이 다시 생산차질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 이것이 경기가 악화된 선진국의 고용절벽과 소비절벽과 만나면 다시 한번 계곡을 형성하고 반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버블은 기술로 잠재우고, 불황은 신기술로 탈피한다

돈은 불과 같아서 잘 쓰면 대박이지만 잘못 건드리면 집을 태우고, 동네를 태우고, 나라를 태우는 수가 있다. 불로 일어선 자 불로, 부채로 일어선 자 부채로 망한다. 달러의 저주, 돈의 저주를 두려워해야 한다.

미국, 싼 통화의 무한방출로 코로나19의 충격을 막으려 하지만 이는 새로운 버블을 만든다. 그리고 무한대의 달러 프린팅은 결국 달러가치의 하락과 달러패권을 갉아 먹는다. 이미 1913년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출범 이래 100년간 황금대비 달러가치는 96% 하락했다. 물보다 싼 석유가 되면 석유 패권이 흔들리고, 화장지보다 싼 달러가 되면 달러 패권이 흔들린다.

결국 버블은 기술로 잠 재우고, 경기는 신산업으로 일으켜 세운다. 위기가 오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버블을 잠재우고 경기를 일으켜 세울 것은 본능산업이다. 위기가 오면 생존과 번식의 욕구가 번쩍 고개를 들기 때문이다.

산업으로 표현하면 “바이오와 정보산업”이다. 중세의 페스트는 생산력을 없애는 바람에 산업체계변화와 르네상스를 가져왔다. 그러나 현재 코로나19는 생산력이 없어진 게 아니라 없어질 수 있다는 공포가 산업과 세계에 사고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번 코로나19가 가져올 대변화는 “디지털 르네상스”와 “홀로 경제-비접촉경제”다. 재택근무, 비대면 소비, 온라인 집회가 대세다. 노트북, 스마트폰으로 일상의 업무를 70-80%를 해낼 수 있는 시대를 열었고 이것이 디지털 르네상스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중국발 “디지털 르네상스”를 주의하라!

코로나19 이후 제조업의 '역(逆)글로벌화'와 '탈(脫)중국화'를 많이 얘기한다. 중국 편향 글로벌공급망의 재편 움직임이다. 해외생산기지 대부분을 중국에 가지고 있는 우리는 중국의 대응이 중요하다. 중국의 '탈(脫)중국화'에 대한 '보(保)중국화'전략은 대대적인 4차산업혁명 인프라투자다.

중국은 이번 코로나19의 경기부양대책으로 4차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7대 신SOC산업투자에 올인한다. 세계 최고의 4차산업혁명 스마트인프라 구축을 통해 탈중국화를 막고, 중국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개인정보비밀보호법을 비롯 층층이 규제가 쌓인 서방과는 달리 규제가 없는 규제 샌드박스 국가가 중국이다. 이번에 중국은 미국 실리콘밸리 디지털기술의 덕을 톡톡히 봤다. 16억 스마트폰 사용자의 동선이 모두 모니터링되는 시스템을 가동시켜 우한의 접촉자를 정확히 골라냈다.

중국의 텐센트, 바이두 등의 사이트에서 실시간 중국 인민의 동선이 지역별로, 도시별로 한눈에 다 볼 수 있게 했다. 인터넷과 메신저를 쓰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온 국민이 볼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미 전세계 최대인 16억명의 플랫폼이 갖춰진 중국사회, 거대한 4차혁명의 플랫폼 항공모함이 출항했다. 자기가 세계최대의 항모인 줄도 몰랐던 중국, 디지털공산주의의 꿈을 코로나19로 실현하게 생겼다. 전세계 최단기간인 15일 만에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를 잡고, 전세계 최소의 환자수를 만든 비결은 16억명의 거대한 스마트폰 플랫폼 항공모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5G+ABCDR(AI, Big data, Cloud, Drone, Robot)에 올인한다. 한국, 탈중국화를 입으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역발상의 계책이 중요하다. 중국발 '디지털 르네상스'의 가능성을 잘 봐야 한다. 중국이 일어서면 가장 크게 다치는 것은 먼 미국이 아닌 가까운 한국이다.

한국의 길은 무엇일까? 중국보다 4차산업혁명 기술에서 한국이 앞설 수 있는 분야를 선별, 집중투자해 중국보다 앞서야 하고 그렇지 못한 분야는 중국과 빨리 전략적 제휴를 해야 한다. 이미 세계적인 수준으로 커져버린 중국 IT기업들, 탈중국화가 잘못되면 한국이 중국 4차산업혁명의 하청기지화가 될 위험도 있다. 그리고 한국, 탈중국화 해서 그냥 동남아에서 다시 OEM하고 있으면 언젠가 또 탈동남아화 해야 한다. 바이러스와 전염병은 후진국에서 더 쉽게 발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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