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천태만상] 코로나19에도 개편한 수수료…결국 백기투항 배달의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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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04-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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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흘 만에 두손두발 든 배민 이유는?

  • "공정위 결합심사 악영향 우려했을 것"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이 새 요금체제를 전면 철회하면서 '배민 사태'가 일단락됐다. 정률제 방식인 '오픈 서비스'로 수수료 체계를 개편한 지 딱 열흘 만에 기존 정액제(울트라콜)로 복귀했다. '꼼수 인상'이라는 자영업자들의 거센 반발, 정치권의 비판, 소비자들의 외면에 직면하며 총체적 난국을 맞았기 때문이다.

13일 업계는 배민이 향수 수익 확대에 반드시 필요한 체계인 신규 수수료 체계를 백지화 한 가장 큰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꼽는다. 배민은 현재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와 인수합병(M&A)를 위해 공정위 합병 심사를 받고 있는데, 이번 수수료 논란 사태로 역풍을 맞았다. 

요금제 인상 논란은 독점시장 문제로 번졌다. 합병 이후 문제가 잠잠해지면 다시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결국 근본 문제인 배민의 독과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이면서다. 현재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55.7%), 요기요(33.5%), 배달통(10.8%)이 경쟁하고 있다.

공정위 역시 배민 수수료 논란에 대해 직접 상당한 우려를 표한 데다 기업결합 심사에서 이번 수수료 개편은 물론, 정보독점 문제까지 집중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지난 2019년 12월13일 우아한형제들 지분 87%를 40억달러(약 4조9160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결정이 시장 경쟁을 제한하지는 않는지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공정거래법(독점 규제와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은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지위를 남용(가격을 부당하게 결정)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일부 업계에서는 배민이 코로나19 여파에도 무리하게 수수료 개편을 강행한 이유에 집중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민의 새 요금체계가 사실상 딜리버리히어로가 운영하는 '요기요'와 비슷하다"면서 "딜리버리히어로와 M&A 계약 체결 당시 수수료 개편 이후 기업가치를 따져 체결해 (코로나19에도) 어쩔 수 없이 절차에 따라 진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외로 사회적 지탄을 받자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나서 인수자 측을 설득해 철회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김 의장과 김범준 배민 대표는 지난 10일 공동명의로 공식 사과문을 내고 "'오픈서비스' 체계를 전면 백지화하고 이전 체제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배민은 지난 1일 주문 성사 시 배달의민족이 5.8%의 수수료를 받는 요금체계인 '오픈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존에는 8만8000원의 월정액 광고인 '울트라콜' 중심의 요금체계를 써왔다. 그러나 새 정률제 서비스는 매출 규모가 클수록 수수료도 늘어나는 구조여서 소상공인들에게 더 큰 부담을 지운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배민은 수수료 개편 엿새 만인 지난 6일 공식 사과와 함께 개선책을 강구하겠다 밝혔다. 다만, 이때까지만 해도 정률제 자체를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하면서 소비자 불매운동까지 확산하자 결국 입장을 바꿔 오픈 서비스 자체를 포기했다. 

배달의민족은 "외식업주들의 고충을 세심히 배려하지 못하고 새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많은 분께 혼란과 부담을 끼쳤다"라며 "상심하고 실망한 외식업주들과 국민 여러분께 참담한 심정으로 다시 한번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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