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는 배민이 향수 수익 확대에 반드시 필요한 체계인 신규 수수료 체계를 백지화 한 가장 큰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꼽는다. 배민은 현재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와 인수합병(M&A)를 위해 공정위 합병 심사를 받고 있는데, 이번 수수료 논란 사태로 역풍을 맞았다.
요금제 인상 논란은 독점시장 문제로 번졌다. 합병 이후 문제가 잠잠해지면 다시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결국 근본 문제인 배민의 독과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이면서다. 현재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55.7%), 요기요(33.5%), 배달통(10.8%)이 경쟁하고 있다.
공정위 역시 배민 수수료 논란에 대해 직접 상당한 우려를 표한 데다 기업결합 심사에서 이번 수수료 개편은 물론, 정보독점 문제까지 집중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지난 2019년 12월13일 우아한형제들 지분 87%를 40억달러(약 4조9160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결정이 시장 경쟁을 제한하지는 않는지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공정거래법(독점 규제와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은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지위를 남용(가격을 부당하게 결정)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김 의장과 김범준 배민 대표는 지난 10일 공동명의로 공식 사과문을 내고 "'오픈서비스' 체계를 전면 백지화하고 이전 체제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배민은 지난 1일 주문 성사 시 배달의민족이 5.8%의 수수료를 받는 요금체계인 '오픈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존에는 8만8000원의 월정액 광고인 '울트라콜' 중심의 요금체계를 써왔다. 그러나 새 정률제 서비스는 매출 규모가 클수록 수수료도 늘어나는 구조여서 소상공인들에게 더 큰 부담을 지운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배민은 수수료 개편 엿새 만인 지난 6일 공식 사과와 함께 개선책을 강구하겠다 밝혔다. 다만, 이때까지만 해도 정률제 자체를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하면서 소비자 불매운동까지 확산하자 결국 입장을 바꿔 오픈 서비스 자체를 포기했다.
배달의민족은 "외식업주들의 고충을 세심히 배려하지 못하고 새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많은 분께 혼란과 부담을 끼쳤다"라며 "상심하고 실망한 외식업주들과 국민 여러분께 참담한 심정으로 다시 한번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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