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인민회의] '리선권·리병철 국무위 진입·최선희 건재'…정면돌파전 의지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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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4-1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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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핵심' 리선권·김형준, '핵개발' 리병철 등 국무위원회 진입

  • 제재 장기화 대비 '정면돌파전' 의지 재확인한 인사라는 평가

  • '대미라인' 최선희 중심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 풀어나갈 수도

남한의 정기국회격인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가 12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 열렸다.

특히 이번 회의에선 지난해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중앙위)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통해 외교라인 교체의 후속 조치가 이뤄져 정면돌파전 노선을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리선권 신임 외무상과 김형준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이 각각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다. 5차 전원회의를 통해 개편된 핵심 외교라인이 모두 국무위원에 진입한 것이다.

아울러 리용호 전 외무상, 리수용 전 국제담당 부위원장은 국무위원에서 소환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북·미 비핵화 대화를 주도했던 고위급 인사를 새로운 인물로 교체하고, 이들에게 국무위원의 자격을 부여한 것으로, 대북 제재 장기화에 대비한 ‘정면돌파전’ 관철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리선권과 함께 지위 변동에 관심이 쏠렸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별도의 호명 없이 주석단에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 국무위원 자격이 유지된 것으로 추정됐다.

기존 대미 외교라인인 최선희의 국무위원 자격 유지는 정면돌파전 노선 속에서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열어둔 채 최선희를 중심으로 비핵화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리선권 외무상 임명에 대해 언급하며 “실적주의에 따른 인사”라고 분석하며 최선희가 미국과의 핵 문제를 풀어나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 전 장관은 당시 “리선권이 (비핵화 협상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할 거 같지 않다. 비핵화 협상 문제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중심으로 풀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리선권은 정면돌파를 위해 외교·정치적 측면에서 활동하며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와의 외교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12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에서 리선권, 김형준, 리병철, 김정호, 김정관이 국무위원에 진입했다고 13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홈페이지 사진 속 윗줄 왼쪽부터 리병철 노동당 군수담당 부위원장, 김형준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김정관 인민무력상, 리선권 외무상, 김정호 인민보안상. [사진=연합뉴스·노동신문 캡처]


리병철 군수 담당 부위원장, 김정관 인민무력상, 김정호 인민보안상 등도 국무위원회 위원에 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리병철은 김정은 체제에서 핵무기 등 무기 개발을 지휘한 핵심 인물이다. 북한이 지난해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이 집중개발·시험 발사해온 전술 무기 ‘성공’이 반영된 인사로, 대북제재 장기화에 맞선 국방력 강화에 더 매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들어 총 8차례 군사 행보에 나섰고, 특히 3월에는 5차례의 군사공개활동을 진행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잇따른 군사 행보에 대해 “대북제재 장기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내부결속을 다지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각 국가의 코로나 상황이 대체로 지도자 리더십과 연결되고 있는 국면”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서부지구 항공 및 반항공사단 관하 추격습격기 연대 시찰이나 박격포대 경기 참관 등은 어려운 국면 속에서도 안보태세 점검을 하는 지도자를 내부에 알리는 목적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 속에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680여명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최고인민회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은 만큼 대내외적으로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자신감을 선정하기 위한 정치적 퍼포먼스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통신이 보건 부문 관련 내용을 전하며 “우리나라(북한)에 아직 단 한 명의 감염자가 발생되지 않게 했다”고 설명한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북한은 지난 12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를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는 전국에서 선출된 대의원 687명이 참석했다.[사진=연합뉴스·노동신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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