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 설화 주의보..."말 한마디에 배지 주인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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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0-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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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유가족 비하 차명진 결국 제명

  • 성인 팟 케스트 출연한 김남국도 곤혹

  • 경합 지역 중도층 표심 가를 최대 변수

"'설화(舌禍)'가 총선 승부를 가른다." 21대 총선을 코앞에 둔 여의도에 '설화 주의보'가 내려졌다. 선거 막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2012년 19대 총선 때도 승리를 점치던 민주통합당은 '김용민 막말' 파문에 휘청이며 선거 막판 자멸했다. 전문가들은 '막말·실언'이 수도권의 중도층 표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입을 모았다.

◆차명진 잇단 설화에 결국 제명··· 김남국도 도마

막말 등 설화는 21대 총선에서도 막판 최대 변수로 등장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13일 김남국 후보(경기 안산 단원을)가 과거 출연했던 팟캐스트 방송에서의 여성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일었다. 미래통합당은 이날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를 제명했다.

이 중 최대 악재는 차 후보의 '○○○ 발언'이다. 차 후보는 지난 6일 OBS토론회에 출연,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며 이 같은 표현을 썼다. 당 윤리위원회는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제명' 언급에도 '탈당 권유'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차 후보는 지난 11일엔 자신의 현수막 위아래로 김상희 민주당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시, "○○○이 막말이라면서? 지가 먼저 나서서 ○○○하는 이건 뭔 시추에이션?"이라며 또다시 파문을 일으켰다. 결국 당 최고위는 이날 윤리위를 거치지 않고 직권으로 차 후보를 제명했다.

설화 논란은 민주당에도 덮쳤다. '조국 백서'에 참여한 김남국 후보는 지난해 1월 여성 비하·성희롱 발언을 중계한 인터넷 팟캐스트인 '쓰리연고전'에 출연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뭇매를 맞았다.

경쟁자인 박순자 통합당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텔레그램 n번방의 성착취 영상물 시청과 무엇이 다르냐"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김 후보는 입장문을 내고 "박 후보의 네거티브 행태가 실망스럽다"고 반박했다.

◆이해찬 "PK 초라해"··· 황교안 'n번방 비호' 발언

당 대표들의 설화도 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지난 1일 n번방 사건과 관련, "호기심 등에 의해서 이 방에 들어왔는데 막상 보니까 적절치 않다 싶어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는 판단이 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n번방 활동 정도에 따라 다르게 사법 처리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돼 역풍이 불었다. 황 대표는 이후 "무관용 원칙이 철저히 적용돼야 한다"고 수습에 나섰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역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지난 6일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경부선 지하화 필요성을 언급하던 도중 "도시(부산)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통합당은 지난 8일 세대 비하 논란을 일으킨 김대호 후보(서울 관악갑)를 제명했다. 김 후보는 지난 6일 "30대 중반에서 40대는 논리가 없다. 막연한 정서와 거대한 무지와 착각만 있다"고 말한 데 이어 다음 날에도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한 상태다.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으로 당적을 옮긴 이종걸 의원의 '핑크는 색정' 발언도 논란이 일었다. 이 의원은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에 "포르노처럼 공공연하게 색정을 자극하는 영상물을 '핑크 무비' 혹은 도색 영화라고 한다"면서 "핑크의 이런 상징을 볼 때 이 당(통합당)이 상징색을 핑크로 선택한 것은 놀라운 혜안을 보여준다"고 적었다. 이 의원은 이후 해당 글을 삭제했다.
 

제21대 총선 경기 부천병에 출마한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가 막말 논란으로 당에서 제명된 13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괴안동 차 후보 선거사무소 건물에 부착된 선거홍보물 절반이 그림자로 가려져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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