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절대 안망한다" 쿠팡, 지난해 매출 7조원…적자도 36%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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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04-1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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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식 '아마존 전략' 제대로 먹혔다는 분석

  • 매출 늘리고, 적자 줄이며 수익성 개선

김범석 쿠팡 대표. [사진=쿠팡 제공]

쿠팡이 지난해 매출 7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규모 매출을 달성했다. 대형마트 '빅3'에 속하는 롯데마트의 매출(6조3306억원)을 제쳤다. 국내 유통시장의 무게중심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 쇼핑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또한 쿠팡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13조원인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거래액이 약 18조원까지 치솟으면서 온라인 유통 내 시장점유율도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특히 공격적인 외형 확장으로 적자 규모를 불려온 쿠팡은 올해는 손실 규모도 전년보다 크게 줄이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최대 규모의 매출 달성과 동시에 손실 증가세도 꺾이면서, 규모의 경제를 우선시하는 쿠팡의 '아마존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로 쿠팡은 올해 '제2의 성장' 분기점을 맞을 것이란 관측이다.

14일 쿠팡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7조153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64.2% 증가한 수치다. 영업 손실은 7205억원으로 전년 보다 대폭 줄었다. 2014년 1215억원을 기록한 쿠팡의 영업손실은 2018년 1조1279억원까지 큰 폭으로 늘었다. 쿠팡이 과연 규모의 경제를 갖출 때까지 버티기에 성공할 것인가에 시장의 관심이 몰린 이유다.

[표=쿠팡 제공]

쿠팡의 수익성 개선 비결은 배송 확대로 인한 빠른 매출액 증대와 고정비 통제다.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매입 협상력이 상승하면서 쿠팡의 매출 총이익률은 전년 17%에서 28%로 올랐다. 인건 비율 및 물류 비율도 낮아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적자가 3765억원이나 개선됐다.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은 2016년 30%에서 지난해 20%까지 낮아졌다. 지난해 1조4000억원을 인건비에 썼다. 매출 대비 물류비 비중도 2016년 6.8%에서 지난해 3.6%까지 낮아졌다. 최첨단 서비스를 설계하는 AI엔지니어부터 지역 특산품을 발굴하는 브랜드매니저, 쿠팡맨에서 쿠팡플렉스까지 전 영역에서 채용 인원을 확대하면서 물류 인프라 구축과 쇼핑몰 운영을 위한 기반 갖추기가 어느 정도 완성에 다다른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2018년 도입한 로켓와우 회원제도 실적 상승에 한몫했다. 쿠팡의 성장 요인 핵심은 로켓배송이다. 로켓배송은 쿠팡의 배송 전담 직원인 '쿠팡맨'이 다음날 주문한 상품을 가져다주는 쿠팡의 배송 서비스다. 밤 12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 이전에 문 앞에 가져다주는 새벽 배송 '로켓프레시'도 로켓배송의 일종이다. 

당일배송, 새벽배송은 쿠팡의 유료 회원 '로켓와우'에 가입한 소비자 전용 서비스다. 월 2900원을 내면 새벽배송을 공짜로 해주고, 반품도 무료로 받아주는데 현재는 500만명 이상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따지면 물건 구입과 관계없이 회원제만으로 약 1800억원의 현금 유입이 보장되는 셈이다. 올해는 오전 10시까지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오후 6시까지 배송하는 '로켓프레시 당일 배송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쿠팡은 언택트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거침없이 성장가도를 달릴 것으로 보인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로켓배송의 남다른 속도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예측해 고객과 가까운 로켓배송 센터에 미리 준비해두는 기술과 인프라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기술과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새벽 배송을 넘어 로켓프레시 당일 배송과 같은 전에 없던 서비스로 고객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묻는 세상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흑자전환까지 재정 유치를 이어가야 한다는 점은 과제로 남았다. 유승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요 투자자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회장 관련 잡음이 잇따르며 손정의 회장이 쿠팡에서 엑시트하게 될 경우 쿠팡의 생존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 중"이라면서도 "아직 쿠팡풀필먼트서비스가 개시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에 상장 혹은 다른 곳으로부터의 추가 투자를 받는 것에 전혀 무리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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