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시인이 아니라는데…4월만 되면 떠도는 가짜 시(詩) '김지하가 토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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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전성민 기자
입력 2020-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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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하 시인 "허위글 유포 방관 않겠다"...토지문화재단 "대책 고민 중"

김지하 시인[사진=연합뉴스]

'이 씨XX, 잡 것들아!/ 니 XX들이 다 쳐해묵기 시작하더니'(···이하 생략)

민경욱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가 지난 2월 당내 공천 신청자 면접 심사를 앞두고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작자 미상의 장시(長詩)다. 이 글은 2018년 8월을 전후해 온라인에 퍼진 '김지하가 토(吐) 할 것 같다'는 제목의 시로, 작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당사자인 김지하 시인은 본인 이름을 도용한 가짜 글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수년간 노력했지만, 유독 4월이 되면 관련 글이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떠돌고 있다.

그렇다면 진실은 무엇일까. 토지문화재단 관계자는 14일 아주경제와 전화통화에서 "김지하 시인은 '허위글 유포를 방관하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번 밝혔고 수사 의뢰도 몇 차례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아직도 김지하 시인 사진과 함께 해당 글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앞에서도 밝혔지만, 얼굴을 화끈거리게 하는 장시 논란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비롯해 '절규-젊은이들에게', '언론인들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등 다양한 버전으로 양산돼 누리꾼들 사이에서 떠돌고 있다. 관련 글들이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 등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2014년부터 유포되기 시작한 것이다. 

김 시인은 이같은 글이 유포되지마자 "자신이 쓴 글이 아니"라고 밝혔고, 두 차례에 걸쳐 원주경찰서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했다. 문제는 관련 글을 올린 사람이 너무 많은데 있었다. 결국 최초 유포자를 찾지 못하고 기소 중지로 종결되기에 이르렀다. 

이후에도 김 시인과 토지문화재단은 수많은 글들이 유포되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재단 관계자는 "지난해 김지하 시인의 입장을 밝힌 기사가 나간 후 상당수의 블로그 글이 없어졌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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