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평규 칼럼] 코로나19가 바꾼 중국 부동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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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평규 전 단국대 석좌교수
입력 2020-04-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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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산 위기에 몰린 중국 ‘개발상(开发商)’

  • 중국 부동산 시장 ‘패러다임’ 변화

  • 대도시 주택시장 열기는 계속 이어질듯

조평규 전 단국대 석좌교수, 전 중국 연달그룹 수석 부회장.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 대유행)이 선언되면서 전 세계 각국 산업이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 환경과 정책도 뚜렷한 변화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 부동산 개발 기업은 자금 조달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이 비록 코로나19 종식 단계에 들어서긴 했지만 국내외 투자 심리 위축이 불가피해 일부 주요 도시의 부동산 거래를 제외하면 거래 회복에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중국 전체 부동산 개발 투자규모는 전년 대비 4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중앙정부가 커다란 방향성을 갖고 지방정부 차원에서 규제 및 완화 정책을 시의적절하게 조절해야 시장 충격을 다소 완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 도산 위기에 몰린 중국 ‘개발상'

코로나19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을 강타함에 따라 중국은 개혁·개방 40년 이래 사상 최악의 경제 상황에 직면한 모습이다. 이로써 거시경제 정책 시행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의 2020년 1~2월 부동산 신규 분양률은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했다. 각 지방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긴 하지만, 중앙정부와의 정책 코드를 맞추기 위해 아직까지는 탐색전을 벌이는 실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의 부동산 개발 기업인 ‘개발상(開發商)’들은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이에 지난 1월부터 전국적으로 아파트와 빌딩의 할인 판매를 하는 등 특단의 자구책을 펴는 기업들도 보이고 있다.

갑작스러운 경제·사회 활동 중단에 따른 경기 침체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재무구조가 부실해 어려움을 겪는 한계 기업들은 사실상 도산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하도급업체들의 도산은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어 코로나 사태에서 벗어날 때쯤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공사가 4개월 이상 중단되면서 분양이나 준공이 어려워진 영세 건설업체들 도산이 줄을 잇고 있다.  한계선상에서 명맥을 유지하던 건설업체의 파산은 예정된 수순이다. 특히, 주택 부문에 집중한 건설사들의 피해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중견 및 중소 건설업체 중심으로 인수합병(M&A)이 진행될 것임도 예상해볼 수 있다.

◆코로나19가 바꾼 중국 부동산 시장 ‘패러다임’

중국의 상가나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상권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함에 따라 전망은 갈수록 어두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미 코로나19로 인해 쇼핑몰, 마트, 호텔 등 다중 이용시설에 대한 투자 기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대도시 오피스 소유주와 세입자를 중심으로 근무 방식이나 업무 공간의 활용 방법 등에 대한 인식이 합리적이고 실용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사무실 내부 설계와 디자인에 있어서 옆 직원과의 거리를 넓히고, 책상·팀 협업 공간·회의실 등의 규모는 줄어드는 등 근무 형태나 방식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인의 주택 거주에 대한 개념도 바뀌고 있다. 소유물이라는 기존의 자산 가치 개념에 더해 건강한 삶을 사는 기능적인 면모도 중요시 되기 시작한 것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의식이 높아지면서 ‘건강주택’이라는 개념이 부동산 업계에서 확산되고 있다.

◆대도시 주택시장 열기는 계속 이어진다

중국의 대형병원이나 수준 높은 의료시설은 모두 대도시에 집중돼 있다. 3~4선 도시의 의료시설은 미약하고 의료인력 수준 또한 대도시와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지방 도시로 향하는 '하향(下鄕)' 압력은 중장기적으로 점차 사라지고 대도시 집중 현상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 통계 수치를 보면 집값이 뚜렷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신규 분양은 물론 중고 아파트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집값이 하락한 도시 비율이 높진 않으나,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등 1선 도시 중고주택 가격이 모두 내렸다. 상하이는 중고 주택 가격이 5.85% 하락하면서 4개 1선 도시 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가격으로 환산하면 ㎡당 3401위안씩 떨어진 것이다. 코로나19 발병지인 후베이성과 우한 지역은 부동산 거래가 완전히 끊겼다.

하지만 최근 중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며 사실상 '전반전'을 끝낸 모습이다. 중국 내 공장들은 이제 생산을 재개하는 등 정상화를 향해 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값이 다시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 전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돈 찍어내기에 나서고 있다.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내는 경우에는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집값이 떨어진 전례가 없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을 살 사람은 걱정하지 말고, 개발업자는 환상을 품지 말라”고 말한다. 이는 다시 말하면 중국 부동산 시장의 급랭도 과열도 없을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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