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연의 Herstory] 김한나 그립 대표 "집 안에서 친구와 백화점 간 것처럼…영상으로 소통하며 판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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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0-04-1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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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품 개발자가 나와서 조리법 설명…경험·신뢰↑

  • 코로나19에 비대면 소비 증가…롯데백화점·AK플라자와 손잡아

집 안에서도 백화점 의류매장에 방문한 것처럼 숍 매니저를 만나고, 원단 재질부터 세탁법까지 궁금한 것을 해결할 수 있다. 친한 친구와 쇼핑하는 것처럼 다른 이용자와 실시간으로 의견 교환도 한다. 현장 경험까지 판매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16일 아주경제와 만난 김한나 그립 대표는 지난 2018년 8월 창업해 지난해 2월 그립 애플리케이션(앱)을 론칭하며 '라이브 커머스'라는 새로운 쇼핑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 홈쇼핑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앱을 통해 판매자가 방송으로 제품을 소개하면 구매자들은 실시간 채팅을 하며 상품에 대해 묻고 구매한다. 이달 기준 1700여개 업체가 입점했으며, 60일간 재구매율은 55%에 달한다.
 

김한나 그립 대표. [사진=그립 제공]

라이브 커머스는 국내에서는 아직 첫걸음 단계이나 중국에서는 이미 500여개 업체가 있으며 올해 시장 규모가 1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립은 여기에 재미까지 더했다.

김 대표는 "'켜면 완판'이라고 해서 물건이 다 팔릴 때까지 방송을 계속하는 코너도 있다. 안 팔리면 울면서 전화해서 사달라고 하고, 길거리 행인을 붙잡고 부탁하기도 하는 예능 프로그램 같은 방송"이라면서 "도둑 콘셉트로 백화점 매대 상품을 털거나, 에어팟부터 벽돌까지 온갖 제품을 3000원에 무작위 배송하는 랜덤박스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반적인 유통 채널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상품 개발자·생산자가 직접 나와 설명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신뢰감을 느낀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해당 제품을 개발한 직원이 나와서 자세한 조리법과 곁들일 음식까지 추천해주니 저도 혹해서 구매할 정도"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소비가 주목받으며 그립의 인기가 나날이 치솟고 있다. 오뚜기 진라면, 하이포크 팜스코, 매일유업 요미요미 등 제품은 그립에서 1억원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AK플라자와는 하루 평균 2~3편의 판매 방송을 하고, 롯데백화점 라이브에서는 '그립 미니'서비스를 진행해 지난 1월 대비 2월 매출이 6.5배 늘었다. 코로나19로 수출길이 막힌 업체의 천혜향 1700박스를 완판했다.

김 대표는 네이버에서 스노우 카메라를 성공시킨 마케팅 전문가다. 그러나 오래 전부터 꿈꿔온 창업을 위해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그는 "그립을 창업하며 정부 지원을 받으려 했는데, 알고보니 8년 전에도 신청한 기록이 있었을 만큼 창업이 오랜 꿈이었다"며 "1020 타깃 영상 서비스 마케팅을 했는데 사진을 공유하던 과거와 달리 요즘 1020 세대는 10초씩 영상을 찍어 일상을 보여준다. 공부 의욕을 자극하기 위해 3시간동안 아무 말 없이 공부만 하는 걸 방송하기도 한다. 이런 문화가 보편적이어서 영상 기반 커머스도 매력적일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목표는 그립을 진정성 있는 판매자가 돈을 버는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생방송으로 진정성 있게 전달하고, 소비자가 좋은 상품 또는 브랜드를 팔로우하면 이들이 주목받는 구조니 마케팅·유통 비용이 절감되고 상품의 신뢰도도 향상된다"면서 "올해 거래액 200억원, 다운로드 200만건을 기록하는 것이 목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립 앱 화면 캡처. [사진=그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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