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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경제스승·소주성 경제학자…싹 바뀐 금통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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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4-1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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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재급 금통위원' 조윤제 前 주미대사

  • 한국판 양적완화 통화정책 바뀔 수도

절반에 가까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바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통화정책의 중요성이 높아진 가운데 최근의 한국판 양적완화 정책에도 변화가 나타날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다.

한은은 오는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금통위원의 후임으로 조윤제 전 주미대사,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서영경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이 추천됐다고 16일 밝혔다. 또 고승범 현 금통위원은 다시 추천돼 연임을 앞두고 있다.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평가받던 신인석·조동철 위원과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평가받던 이일형 위원의 후임 후보들이다. 고 위원은 매파에 가까운 중도 성향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후임 3명이 어떤 성향인지 아직 뚜렷하게 나오지 않았으나, 현 정부와 가까운 인물이 다수 포함돼 있어 기존 금통위와 다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기획재정부 장관 추천을 받은 조 전 대사가 특히나 현 정부와 밀접한 인물로 꼽힌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소장을 역임했다. 그는 2018년 연임된 이주열 한은 총재 임기 만료 시 차기 총재 후보로도 거론된 바 있어, '총재급 금통위원'이라는 후문이 나온다.

조 전 대사는 경제학계에서 주류·중도성향으로 분류되나 공식석상에서 통화정책에 대한 비전을 뚜렷이 드러낸 바 없다. 다만 현 정부와의 관계를 감안하면 통화와 재정의 공조를 중시할 가능성이 높다.

주 교수는 금융위원회가 추천했다. 그 역시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거시경제분과 의장을 맡아 정부와 관계가 친밀하다. 특히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한 학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최근 언론 기고 등을 통해서 '새로운 정책조합'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고 입장을 피력했다. 그 예로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MFFP(Monetary-Financed Fiscal Program) 이론, 이른바 '헬리콥터 머니' 방식을 언급했다.

헬리콥터 머니는 정부가 지출 증가를 위해 채권을 발행하면, 중앙은행이 이를 직접 매입해 시장금리 왜곡(구축효과) 없이 재정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를 감안하면 최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정부의 재정지출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은의 역할론을 주장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추천한 서 원장은 한은 부총재보를 역임한 인물이다. 2016년 한은 퇴임 이후 2018년에는 상의 내에 꾸려진 민간 싱크탱크 '지속성장 이니셔티브(SGI)' 초대 원장을 맡아 기업 관련 현안을 연구해왔다. 약 30년에 이르는 한은 근무 경험을 감안하면 정책 기조는 한은 집행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승범 후보자는 현 금통위원으로 한은 추천을 받아 사상 처음으로 금통위원 연임 기록을 갖게 됐다. 한은은 고 후보자 추천 배경 중 하나로 '통화정책 연속성'을 꼽았다. 금통위원 7명 중 4명이 한꺼번에 교체되면서 있을 수 있는 통화정책 연속성 단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금통위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번 금통위원 교체를 놓고 금융권에서는 한은의 통화 정책이 상당 부분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 전 대사는 대통령의 경제 스승으로 불리는 인물이고 서 원장 역시 오랜 기간 한은에 근무한 경력이 있어 발언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이 총재가 새로운 금통위원과 함께 통화정책을 안정적·연속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과거 잣대로 금통위원 성향을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사상 최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이라는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며 "기존의 비둘기·매파에 얽매이기 보다는 신속하고도 과감한 통화정책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은은 16일 금통위원으로 조윤제 전 주미대사(왼쪽부터),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서영경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 고승범 현 금통위원이 추천됐다고 밝혔다.[사진=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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