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총선을 말한다] 칼자루 쥔 與...'협치' 놓치면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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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기자
입력 2020-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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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법·예산안 단독처리 등 독주 가능

  • 코로나 극복 못하면 재집권플랜 차질

‘87년 체제’ 이후 전례 없는 ‘180석 공룡 정당’이 탄생하면서 21대 국회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운영될 전망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의석수만 믿고 개혁 과제들을 무리하게 밀어붙일 경우 2년 후 치러질 대선에서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충격의 완패를 당한 미래통합당이 장외 투쟁에 나설 경우 ‘강 대 강’ 대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巨與 출범, 국회선진화법 무력화

16일 총선 결과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선 전례 없는 민주당의 ‘의회 독주’가 예상된다. 전체 의석의 5분의3을 확보한 만큼 민주당 단독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가 가능해져 사실상 국회 선진화법이 무력화됐다.

민주당은 입법·예산 처리에 날개를 단 것은 물론 국회 임명 동의가 필요한 국무총리, 대법관, 헌법재판관 등에 대한 임명동의안도 본회의에서 단독 처리가 가능해졌다.

당장 지난해 민주당이 사활을 걸고 통과시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장 추천위원 7명 중 2명이 야당 몫인 가운데 민주당이 더불어시민당을 별도 교섭단체로 구성해 야당 몫(1명)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손에 쥔 만큼 집권 4년 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는 '레임덕 우려'를 털고 각종 중점과제와 개혁과제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對野 협치 못하면 與 '재집권플랜' 차질

민주당의 첫 과제는 ‘코로나19 국난 위기 극복’이다. 민주당은 총선 과정에서 "국난 극복에 힘을 실어달라"며 지지를 호소했고, 실제 국민은 이에 화답했다.

민주당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예상되는 경제대공황에 버금갈 위기상황을 극복해야 하는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경제는 모든 선거판의 최대 이슈다. 민주당 주도의 ‘코로나 경제 극복’이 국민에게 합격점을 받지 못한다면 민주당의 ‘재집권플랜’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이날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승리의 기쁨에 앞서 ‘일하는 국회’, ‘국회다운 국회’, ‘국민이 통합하는 국회’로 만들 책임이 온전히 민주당에 있음을 다시 한번 마음속에 새긴다”며 “국정을 맡은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1당 독주가 현실화되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헛바퀴를 돈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본격적으로 가동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여당의 운용의 묘 실패로 야당이 극한 투쟁에 나선다면, 2022년 대선 전까지 정국은 차갑게 얼어붙을 전망이다.
 

이야기하는 이낙연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과 이해찬 상임선대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미래준비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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