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이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 먹거리 준비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해 4054억9700만원을 R&D에 썼다. 전년보다 79억8300만원(1.93%) 줄어든 규모다.
주요 R&D 실적으로는 △양자보안 표준화 △머신러닝을 통한 통합 오퍼링 인공지능(AI) 서비스 △티월드 다이렉트 상담사 업무지원을 위한 AI 어시스턴트 개발 등이 있다.
KT와 LG유플러스의 R&D 비용도 각각 1년 전보다 194억2000만원(7.12%), 98억6400만원(13.61%) 감소한 2535억2100만원, 625억9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 중 KT는 △차세대 선로 시스템 시범사업 △초고속 액세스망 장비 자동 개통 상용화 △AI 콜센터 목소리 인증 상용 개발 등을 주된 R&D 실적으로 꼽았다.
LG유플러스의 경우 △HMS 적용 개념검증(PoC) △U+ 게임라이브 이용자 경험(UX) 개선 개발 △저지연 영상 전송 장치 암호화 기능 개발 PoC 등이 대표적이었다.
자회사를 포함한 이통 3사의 R&D 비용을 모두 더한 값은 7216억800만원으로, 전년보다 372억6700만원(4.91%)이 줄었다. 2년 연속 감소세다. R&D 투자 축소는 곧 경쟁력과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매출액 대비 R&D 비용의 비중도 1% 미만으로 낮았다. KT가 0.68%, LG유플러스가 0.42%에 그쳤다. 이는 100원을 벌어 0.68원, 0.42원을 R&D 명목으로 썼다는 의미다. 그나마 SK텔레콤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2.29%로 비교적 높았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0.16%포인트 떨어졌다.
R&D 투자는 앞으로도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이통 3사가 5G 설비 투자에 더 집중하는 데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투자 여력이 더욱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로밍 매출 등이 급락하면서 올 1분기 이통 3사의 실적 전망이 어둡다"며 "이런 가운데 정부가 통신 요금을 낮추도록 압박하고 있어 R&D까지 챙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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