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국내 21세 여성, 심장질환 발생…방역당국 “코로나로 심근염 발생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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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20-04-1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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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명대병원 심장내과 교수팀, 해당 사례 국제학술지에 소개

  • 방역당국 “신종 감염병 코로나19, 호흡기질환 외 다른 질환 불러올 가능성 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심장질환을 겪은 환자 사례가 처음으로 보고됐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김인철·한성욱 계명대 동산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이 심장질환 분야 국제학술지인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최신호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급성 심근염 증상을 보인 21세 여성 사례를 발표했다.

심근염은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심장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자가면역질환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급성으로 생긴 심근염이 심해지면 흉통 및 호흡곤란이 발생하고, 계속 진행되면 심장 비대와 만성 심부전으로 악화할 수 있다.

해당 20대 환자는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진됐을 당시 열과 기침, 가래, 설사, 호흡곤란 등 일반적인 증상을 보였으며, 기저질환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입원 후 시행한 검사에서 심장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는 표지물질인 '트로포닌 아이'(Troponin I) 혈중 수치가 정상치(0.04ng/㎖)보다 훨씬 높은 1.26ng/㎖에 달했다. 통상적으로 트로포닌 아이 수치는 조금만 높아져도 심장근육에 손상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심전도 검사에서 심장기능의 이상이 관찰됐다.

의료진이 심근염을 의심하고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추가로 시행한 결과, 심장이 정상보다 비대해지고 심장 조직에 손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관상동맥이 막히지 않은 점으로 미뤄 심근경색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김인철 교수는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할 때 심근염 발생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며 “코로나19 감염 후 급성호흡기증후군에 따른 저산소증으로 인한 이차적인 심근의 손상, 체내 ACE2 수용체와의 결합에 의한 직접적인 심근손상, 사이토카인 폭풍 등이 심근염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의 심장질환 사례가 정식으로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 환자의 경우 입원 후 심장 박출률이 25%가량 떨어지는 상태에서 (의료진이)심근염을 의심하고 CT, MRI 등 추가 검사해 치료했는데, 이 같은 의심이 없었다면 심근염 치료가 늦어졌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환자는 1개월여의 입원 치료 후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아 퇴원했지만, 지금도 심장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주기적으로 외래 치료를 받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 우한대학교 중난병원 연구팀은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20% 정도에서 심장 이상 증세가 있었다고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보 심장학(JAMA Cardiology)'에 발표했다.

또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사망해 미국 내 최연소 코로나19 사망자가 된 17세 소년을 두고 심장질환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가 이 같은 심장질환을 불러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종 감염병인만큼 코로나19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진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환자관리팀장은 이날 오후 개최된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주로 폐렴을 중심으로 하는 호흡기질환으로 알고 있지만, 폐 이외에 다른 어떤 신체장기에 이 바이러스가 침투하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잘 모르는 상황”이라며 “때문에 이 심근염도 그러한 가능성이 있는 질병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한 점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볼 때 이전과 다른 어떤 특이한 측면을 발견했다면 사례를 관찰하고, 보고‧공유하는 부분이 의미가 있고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래야)이를 방역당국이 더 많이 알게 됐을 때 여기에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를 판단하고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 관찰하고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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