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17년 12월 세네갈에 등록된 이스리(ISRIZ)-6과 이스리-7 품종의 경우 수량성이 우수하고 밥맛이 좋아 현지 농업인들에게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두 품종은 우리나라 통일벼 계통인 '밀양23호'와 '태백'을 세네갈로 가져가 현지 적응 시험을 거쳐 등록된 것이다. 단위 면적당 생산할 수 있는 곡식의 양을 뜻하는 수량성은 ha당 7.2~7.5t으로, 현지 대표 품종인 '사헬(Sahel)'보다 2배 많다.
세네갈 농업연구청은 2018년부터 이스리 품종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재배 면적은 2018년 500㏊에서 2019년 2000㏊, 2020년 6000㏊로 꾸준히 늘었고, 내년에는 2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연구청은 향후 쌀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통일벼를 활용한 새로운 품종 4개를 추가로 개발·보급할 계획이다.
농진청 한-아프리카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KAFACI)는 아프리카의 농업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총 20개 회원국이 모여 2010년 7월 출범했다. 아프리카벼연구소(Africa Rice), 아프리카녹색혁명동맹(AGRA), 갈등과개발센터(ConDev) 등 4개 국제기구와 협력해 2016년 12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10년간 아프리카 벼 개발 파트너십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이 사업을 통해 19개 참여국에 각각 2품종 이상 모두 55품종 이상의 벼 품종 개발을 지원한다. 아프리카의 벼 생산성을 25%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지난해까지 이 사업으로 개발·등록된 벼 품종은 세네갈 2품종, 말라위 2품종, 말리 1품종 등 총 5품종이다. 우간다, 케냐, 가나에서 총 8품종을 등록 중에 있고, 9개국에서 37품종의 등록을 위한 지역 적응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현재 농촌 지역의 도시화와 급속한 인구 증가로 쌀 소비량이 매년 늘고 있지만, 생산량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쌀 생산 39개국 중 21개국은 소비량의 50~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쌀 수입량은 2010년 906만t에서 2019년 1700만t까지 증가했고, 2028년엔 2900만t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농진청이 올해부터 아프리카 다수성 벼 품종 개발과 등록에 더 박차를 가하려는 이유다.
권택윤 농진청 국제기술협력과장은 "앞으로 각 나라에 등록될 벼 품종들이 농가에 잘 보급될 수 있도록 종자 보급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에도 착수할 것"이라며 "가뭄이나 염분·병해충 등에 강한 품종, 빨리 심어 빨리 수확할 수 있는 조생종 품종 등도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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