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항공‧정유‧해운 등 산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벼랑 끝 위기에 내몰린 기업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인력 감축과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마련 등 비상경영체제에 나섰지만 정부의 도움 없이는 버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가장 먼저 지원요청을 한 업종은 항공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행객 급감으로 보유현금이 바닥날 위기에 처했다. 항공업계는 대규모 휴업과 비수익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계선에 나섰지만, 자력으로 버티기엔 버겁다는 입장이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기준 인천국제공항의 일평균 여객은 1만6000명으로 전년(19만명) 대비 91.6%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 3~6월 국내 항공사의 매출 피해 규모는 최소 6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 업계 역시 다면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주요 판매처인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최근 정상적인 영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부품업계 역시 지난달 매출이 최대 30% 감소하는 등 본격적인 코로나19 영향권에 진입했다.
자동차산업협회는 공공기관 차량구매 확대, 친환경차 보조금 강화, 취득세·개별소비세 감면, 온라인 거래활성화 등을 통해 전방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어떤 위기에서도 굳건했던 정유업계 마저 정부의 도움을 절실히 바라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급감과 오일전쟁으로 인한 저유가 상황이 겹치면서 유례없던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은 늘어나는 반면 수요가 감소하니 정유사 수익의 핵심인 ‘정제마진’도 반등할 기미가 없다. 일반적으로 배럴당 4달러는 돼야 수익이 난다고 보는데, 4월 둘째 주 정제마진은 마이너스 0.7달러다. 현 수준으로는 팔수록 손해가 난다는 뜻이다. 시장에서는 정유 4사의 1분기 손실 규모가 2.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과 자동차, 정유 산업 등 국가 기간산업이 유례없는 위기에 처한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대형 악재를 잘 극복한다면 국가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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