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하나투어 사옥을 찾았다. 박 장관이 코로나19 피해를 본 관광업계 현장을 찾고 공식적으로 간담회를 연 것은 처음이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여행업계 현장을 찾아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추가 지원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내 주요 여행사 대표와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KATA) 회장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문체부는 위기 극복을 위해 △특별융자 신설 △일반융자 확대 등 주로 관광진흥개발기금을 활용한 지원책을 발표했다.
박 장관은 "문체부는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여행업계를 특별고용지원업종에 포함해 지원했다"고 운을 뗐다. 박 장관에 따르면, 4월 20일 현재 3099개 여행사가 고용지원금을 신청했다. 관광기금 무담보 특별융자 1000억원과 상환유예 2000억원 등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고, 현재 신청이 모두 마감된 상태다.
박 장관은 "5월부터 관광업계의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여행수요 회복을 위해 관광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니 어려운 상황을 버티고 위기를 극복하자"고 다독였다.
이어 "관광기금만으로는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며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며 중앙대책본부와 상의해 업계 회생을 위한 후속대책을 마련, 적절한 시점에 발표·시행하겠다"고 전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이날 △여행업 휴·퇴직자 대상 단기일자리 지원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원기간 연장 △대규모 기업 지원비율 상향 △코로나19 극복 이후 시장 변화 대비책 마련 △관광기금 상환유예 신청 추가 접수 △여행사를 통한 다양한 할인정책 지원 등을 요청했다.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장은 "지난해 일본여행 불매운동으로 위기를 맞은 여행업계는 조금씩 회복하는가 싶었는데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에 맥을 못추고 쓰러졌다"며 "상위업체부터 영세업체까지 매출 '제로'를 경험하긴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오 회장은 "이런 위기 속에서 정부 도움을 받아 처음으로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지정돼 고용유지에 큰 도움이 됐다"면서도 "이 위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확실함' 때문에 하루하루 불안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고용지원금으로 오는 9월까지 견딘다고 해도 이후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우리는 또다시 지원금을 부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타격은 가장 먼저 받고 회복은 가장 늦은 것이 바로 여행산업인 만큼 우리가 미래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실질적인 논의를 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현재 검토하고 있는 추가지원 대책에 간담회에서 들은 의견들을 추가로 반영해 여행업계 지원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종식 이후 우리나라 여행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과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도 상반기 중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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