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에 참석해 “오늘 HMM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으로 대한민국 해운, 재건의 신호탄을 세계에 쏘아 올리게 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2년 만에 다시 거제 대우조선소를 찾았다.
당초 명명식 행사는 3월 말에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19로 인한 국내외 상황으로 미뤄졌다. 명명식을 마친 알헤시라스호는 내일 중국 청두(成都)로 출항한다.
HMM(구 현대상선)의 알헤시라스호는 20피트(길이 약 6미터) 컨테이너 2만3964개의 운반이 가능하고, 갑판의 넓이는 축구장의 4배보다 크고, 에펠탑보다 100미터가 더 높은 약 400미터 규모로 건조됐다.
청와대 측은 “이번 행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추진한 ‘해운재건 5개년 계획’과 ‘해양진흥공사 설립’ 등을 통해 이뤄 낸 ‘해운 재건의 첫 가시적 성과’”라며 “전 세계에 대한민국 해운의 경쟁력을 알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해운산업과 우리 경제의 회복을 다짐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취지로 열렸다”고 설명했다.
◆해운업 지원 약속…“포기할 수 없는 대한민국 미래”
문 대통령은 명명식 축사에서 “해운업계가 닥쳐오는 파고를 넘을 수 있도록 정부는 기업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면서 “국제사회와 협력해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긴급 수혈’과 함께 ‘체질 개선’으로 우리 해운의 장기적 비전을 마련할 것”이라며 “‘세계 5위 해운강국 도약’을 목표로,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강도 높게 추진 다시는 부침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상생형 해운 모델 정착 △4차 산업혁명 △친환경 선박산업 육성을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선박을 이용하는 화주 기업들에게 항만시설 사용과 세제·금융 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선주와 화주가 상생 발전하는 토대를 만들 것”이라며 “중소·중견선사를 육성해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물류·제조업 등 연관산업으로 이어지는 상생 구조도 정착시키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근·현대 세계사에서 바다로 꿈을 넓힌 나라가 세계를 연결하고, 세계의 중심 국가가 됐다”며넛 “전 세계 교역의 90%, 우리 수출입 물동량의 99.7%가 바다를 통해 이뤄진다. 해운 강국은 포기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역설했다.
이어 “해운은 대한민국 산업발전의 효자”라며 “전방의 항만, 후방의 조선과 같이 연관 산업의 파급효과가 매우 큰 산업이다. 화물 운송에 그치지 않고, 제조업, 특히 주요 전략산업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핵심 원자재와 에너지가 해운으로 들어오고, 시에는 해운이 육, 해, 공군에 이어 ‘제4군 역할’을 하는 명실공히 ‘국가 기간산업’”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숙 여사, 송사 및 명명줄 절단…文대통령, 관계자들과 사전간담회 참석
명명식 행사는 김 여사의 송사 및 명명줄 절단, 문재인 대통령의 축사와 선원 출항 각오 다짐, 전통 나침반 ‘윤도’ 수여 등으로 진행됐다.
김 여사는 “이 배를 알헤시라스호로 명명합니다. 이 배와 항해하는 승무원 모두의 안전한 항해를 기원합니다”라는 송사와 함께 명명줄을 절단했다.
알헤시라스는 유럽대륙 최남단인 지브롤터 해협에 있는 스페인 남부 항구도시명으로 유럽항로에서 잃어버린 해운업의 경쟁력을 되찾아 해운 재건을 이루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초대형 선박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국내 조선사인 대우조선해양에서 7척, 삼성중공업에서 5척이 각각 건조 중으로, 제1호선인 알헤시라스호는 거제에 있는 대우조선해양에서 가장 먼저 건조됐다.
정부는 12척 컨테이너선의 생산유발 효과는 5조1000억원 고용유발 효과 1만6378명(2020년 4월 평균환율 적용 시)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가무형문화재 제110호 김종대 윤도장이 만든 전통나침반인 선원용 ‘윤도’를 알헤시라스호 전기운 선장에게 전달하면서 첫 항해를 축하했다.
그러면서 해운산업이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길을 잃지 않고 나아가길 당부했다.
명명식에 앞서 문 대통령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문성혁 해수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와 해운·조선 업계 관계자들과 사전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조선소장과 알헤시라스호 선장에게 선박 제원과 운항 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고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 기술로 만든 저비용‧고효율 선박이 해운 재건의 주춧돌이 되도록 노력한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홍 부총리는 문 해장관은 조선산업과 해운산업이 과거와 같은 위기를 겪지 않도록 안정적 화물 확보와 해외 물류 네트워크 구축 등 질적 성장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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