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길리어드 롤러코스터' 유가 급등에도 '임상 실패'에 발목 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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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4-24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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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우지수 39.44p↑...S&P500·나스닥지수 하락

  • '렘데시비르 임상실패' WHO 보고서에 주저앉아

  • 국제 유가 이틀간 40% 폭등...장 초반 증시 상승

  • 유럽증시도 2일 연속 상승 흐름...금값 강세 지속

23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였다. 국제유가가 폭등하며 호조세를 보이는가 싶더니, 장 막판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 1차 임상시험을 실패했다는 소식에 시장은 출렁였다. 이날 다우지수는 겨우 3일 연속 상승세를 지켜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9.44p(0.17%) 오른 2만3515.26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날보다 1.51p(0.05%) 하락한 2797.80를 기록하며 나흘 만에 2800선이 무너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63p(0.01%) 미끄러진 8494.7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미국 경제매체 CNBC는 "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불거졌다"면서 국제 유가 대폭등,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코로나19 치료제 1차 임상시험 실패,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폭증 지속 등을 꼽았다. 매체는 이 중에서도 길리어드의 임상 실패 소식이 이날 뉴욕증시를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고 평가했다.
 

23일(현지시간) 다우지수 추이. [자료=시황페이지]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장 마감을 2시간 앞두고 렘데시비르의 임상시험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다우지수는 장중 2만3874.86까지 치솟았던 400p(포인트) 상승분을 그대로 반납하고 소폭 오름세만 지켜냈다. S&P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장중 1% 넘게 뛰었지만 렘데시비르 실패 우려에 결국 하락세로 돌아섰다.

FT는 '우연히' 사전 유출된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가 개발 중인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인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 임상시험이 실패했다고 전했다. 해당 WHO 보고서는 중국에서 진행한 임상시험을 놓고 '렘데시비르가 환자의 상태를 개선시키거나 환자의 혈류에서 코로나19 병원체를 줄이지 못했다'고 결론냈다.

이후 길리어드는 성명서를 통해 '렘데시비르 임상시험이 실패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길리어드는 WHO 보고서가 언급한 중국에서의 임상시험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조기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를 치료할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전주 미국 시카고의과대학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에 상당한 효능을 입증했다고 알려졌다.

이날 발표한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감소한 점은 긍정적이었지만, 시장은 여전히 미국의 '코로나 실업대란'에 긴장하고 있다.

23일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한 주간 440만건의 실업수당이 청구됐고 전주보다 80만건 줄었다고 발표했다. 3주 연속 감소세지만, 이미 지난 5주간 미국에서 발생한 실업자 수는 2600만명을 넘어섰다. 폴 애쉬워스 TS롬바르드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신규 실업청구 감소세는 고무적이지만, 실업 피해는 이미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유가는 이틀 연속 랠리(반등)를 이어가는 동시에 20% 가까운 폭등세를 보이며 장 초반 뉴욕증시를 큰 폭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국제유가 호조와 유럽연합(EU)의 경기부양 독려 소식에 이틀 연속 상승 흐름을 탔다.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다른 EU 회원국 지도자들에게 "우리는 아직 위기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팬데믹(대유행)의 마지막 국면이 아니라 아직 시작 단계에 있고, 오랫동안 이 바이러스와 함께 살 것"이라고 말하며 너무 늦기 전에 대규모의 돈을 푸는 경기부양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후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돈을 조금씩 풀다가 시기가 너무 늦어버린다"며 EU의 경기부양 결단을 재촉했다.

이에 23일 영국 런던의 FTSE100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55.98p(0.97%) 오른 5826.61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DAX지수도 98.76p(0.95%) 상승한 1만513.79, 프랑스 파리의 CAC40지수는 39.20p(0.89%) 올라간 4451.00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20%가량 올라간 국제유가는 이틀간 반등세를 이어가며 40%나 상승했다. 여전히 배럴당 20달러 이하의 낮은 가격이지만,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된 점과 미국의 산유량이 더 빨리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23일 현재 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22.28%(3.07달러) 오른 16.85달러에 거래 중이다. 런던 ICE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1.10%(0.24달러) 미끄러진 21.58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5% 넘는 상승세를 타면서 23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국제 금값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4%(7.10달러) 오른 1745.4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습. [사진=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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