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O'란 자신만 소외될지 모른다는 '소외공포(FOMO·Fear Of Missing Out)'란 뜻으로, 주식시장에서 '나만 투자를 하지 않아 이득을 얻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두려움을 말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20~24일)간 개인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원유 관련 상품은 'KODEX WTI원유선물(H)'이다. 개인들은 총 5474억원을 매수했으며, 이 기간 개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다음으로는 '신한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 'TIGER 원유선물Enhanced(H)'를 각각 990억원, 909억원 매수했다. 이 종목들도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5위, 7위를 기록했다.
다만 이들 종목은 일주일 새 급락했다. 미국 원유값이 한 주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급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원유 저장공간 부족에 따른 보관 비용 상승으로 현물 인수 회피(매도) 성향이 강해지면서 WTI 5월물은 배럴당 마이너스 37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유가 회복은 빠른편이어서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7%(0.44달러) 상승한 16.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업계에서는 개인들의 이런 '묻지마 원유 투자' 열풍을 주식 저가 매수 기회를 놓친 개인들의 박탈감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달 1400선, 1500선이던 코스피가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면서 그때 유가증권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개미들의 박탈감이 원유 파생상품 광풍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며 "유례없는 저유가를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돈 벌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인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의 유가를 역사적 저점으로 인식하면서 코로나가 종식된 뒤 적어도 투자금의 2~3배는 회수할 것이란 믿음에서 이번 현상이 시작된 것 같다"며 "현재의 원유값을 코스피 1400선, 1500선으로 단순 비교하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원유 파생상품 투자가 과열되자 금융당국도 경고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3일 WTI 선물 연계 ETN·ETF 상품에 대해 가장 높은 수준인 '위험' 등급의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한국거래소 역시 괴리율이 높은 상품에 대해 거래정지에 나섰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3일 WTI원유선물 관련 ETN에 대한 추가 안정화 조치로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과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의 거래 정지를 결정했다. 또 지난 20일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에 대한 거래를 정지해놓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펼친 안정화 조치나 소비자경보로 인해 무분별한 투자 광풍이 어느 정도 잦아들 것으로 보고 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거래정지, 단일가 매매 등의 방안이 근본적 해결책은 되지 않겠지만, 거래 위축으로 활발한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투기적 요소가 진정되는 영향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유가는 코로나19 사태가 연장되고 있는 만큼 단기적 상승은 불가능하기에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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